은행 조직문화 현장 전파하는 행내 오피니언그룹 '에스포스+영포스' 역할 톡톡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스마트근무제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의견을 내 주세요. 필요한 과제도 적어주세요"
지난주 금요일인 14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로비. 출근에 바쁜 행원들 사이로 '스마트근무제 정착'이란 문구가 적힌 피켓이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일부 행원들은 동료들에게 '스마트 근무제'에 대한 의견을 구하는 엽서를 나눠줬다.
이날 로비에서 스마트근무제 캠페인을 벌인 직원들은 신한은행 사내 오피니언 리더 그룹인 '에스포스(S-Force)'와 '영포스(Young Force)' 소속이다. 올초 출범한 에스포스 1기는 4급 이상 책임자급 직원 180여명, 올해 3기를 맞은 영포스는 행원과 대리급 200여명으로 각각 구성돼 있다. 직원들이 큰 목소리로 '스마트근무제 정착'을 외치며 캠페인을 벌이자 로비에 들어서던 은행 임원들도 미소를 지으며 격려했다.
신한은행은 출범 초기부터 행내 오피니언 리더 조직을 운영했다. 1982년 창립 초기에는 주로 외부 스카웃을 통해 인력을 충원했으나, 조직 규모가 커지면서 내부 인재 육성에 주력하게 됐다. 이 일환으로 창립 3년째인 1985년, 대리급 직원들을 선발해 조직화한 것이 '베스트 영 리더(Best Young Leader)'다. 이어 행원급 대상으로 조직을 개편한 영 프론티어(YF)와 여성 리더그룹인 갤포스(GF)를 각각 출범시켰다. 지난해 이 두 조직을 하나로 합쳐 현재의 영포스가 탄생했다. 이들 조직은 역대로 신한은행 특유의 조직문화를 실제 현장에서 전파하는 '실천 조직'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 신한은행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 중에서도 오피니언 리더 조직 출신이 다수 포진해 있다. 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초기 조직인 베스트 영 리더, 유동욱 디지털뱅킹그룹 부행장과 허영택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 이창구 WM그룹 부행장은 모두 YF 출신이다. 에스포스는 조 행장이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G.P.S(Globalization, Platform, Segmentation) 스마트 스피드업'의 실천을 위해 올 초 직접 출범시켰다.
조 행장은 그만큼 에스포스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는 지난 8월 용인시 기흥에서 열린 '에스포스 콘퍼런스'에 이례적으로 부행장단 모두를 참석시키기도 했다. 통상 이 같은 행사에 경영지원담당 임원만 참석했던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해당 콘퍼런스에 참석했던 한 부행장은 "모든 임원이 내부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직접 가서 과장급 행원들의 발표를 지켜보니 너무나 뛰어난 아이디어가 많아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조 행장은 에스포스 출범과 함께 은행권 최초로 스마트 근무제, 사내벤처 등을 도입하며 실험적 경영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최근 임원ㆍ본부장 워크숍에서 내년도 경영방향에 대해 "지속가능 경영을 펼쳐가기 위해 모든 면에서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새로움을 추구해야 한다"며 "신한의 성공 요인인 전략의 일관성과 디테일한 실행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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