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두산중공업이 일주일 만에 또 다시 수주에 성공했다.
두산중공업은 필리핀 민간발전사업자인 레돈도 페닌슐라 에너지와 9500억원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공사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1조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프로젝트'를 수주한데 이어 일주일 만에 거둔 성과다.
이번에 수주한 발전소는 총 2기로 구성되며, 필리핀 수도인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130㎞ 가량 떨어진 수빅 지역에 지어질 예정이다. 설계부터 기자재 제작·설치·시운전을 일괄 수행하는 EPC 방식으로 진행된다. 1호기는 연내 착공해 2020년 12월까지 완료하며, 2호기는 내년 착공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2007년 필리핀 세부 석탄화력발전소 수주 이후 10년 만에 이번 프로젝트를 따내면서 필리핀 발전소 시장을 다시 공략하고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필리핀에서 처음으로 300㎿급 순환유동층(CFB) 보일러 기술을 적용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두산중공업 역시 국내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해외에서 대형 CFB 보일러를 수주한 것이다.
CFB 보일러는 기존 석탄화력용 보일러와 달리 지속적인 순환을 통해 석탄을 완전 연소시켜 질소산화물·황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기술이다. 저품질의 석탄도 완전 연소가 가능해 연료비도 절감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도 300㎿ 이상 대용량 CFB 보일러는 포스터휠러, 알스톰 등 몇몇 기업에서만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1년 인수한 독일 자회사 두산렌체스를 통해 CFB 보일러 원천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수주를 시작으로 세계 CFB 발전시장에서 본격적인 인수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필리핀은 최근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동남아 시장에서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필리핀 에너지부가 발표한 '2030 아웃룩'에 따르면 필리핀 전력소비량은 연평균 5% 수준으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2030년까지 약 15GW 상당 규모의 발전소가 발주되고, 이중 30%~40%는 CFB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헌탁 EPC BG장은 "필리핀 최초의 300㎿ CFB보일러 도입인 만큼 발주처가 두산중공업이 해외에 건설한 발전소를 직접 방문하는 등 정밀한 심사를 거쳤다"며 "이번 수주를 계기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향후 필리핀 시장에서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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