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김민영 기자]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2조6000억원 하향 수정이 주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에 따른 3분기 영업이익 수정과 관련해 목표주가를 내리며 신중론을 보이는 것과 실제 증시의 반응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13일 오전 10시2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15%(3만3000원) 오른 156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장 초반이지만 나흘 만에 반등해 갤럭시노트7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도 지난 사흘간 주가가 10%가량 급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관련 비용을 3분기 실적에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사상 초유의 플래그십 제품 단종 사태에 대해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회계 처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보수적 관점의 비용 집행은 투자자 입장에서 분명 긍정적인 요소"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전망을 보수적으로 잡기 시작했다. 선제적인 대응으로 불확실성이 다소 제거됐지만 주가가 상승세로 완전히 돌아서려면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 확실한 방향성을 보여야 한다는 배경에서다.
신한금융투자는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에 따른 영업이익 하락을 근거로 목표주가를 200만원에서 185만원으로 내렸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 생산물량은 350만대로 환불교환, 재고 폐기, 광고 등 발생 가능한 모든 비용은 3조8000억원으로 추산한다"며 "IM(IT모바일) 사업부 영업이익은 2분기 4조3000억원 대비 97% 감소한 1260억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올해 예상 영업이익도 30조6000억원에서 27조원으로 주가느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도 갤럭시노트7 파문으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목표주가를 180만원으로 낮췄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 파문 영향으로 단기적, 중기적으로 시장점유율 하락 가능성이 높아져 주가 전망을 낙관하기 어렵다"며 "설령 갤럭시S8가 조기 출시된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삼성의 신제품 구매에 상당한 검증 기간을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삼성 스마트폰의 위상 회복 가능성은 그 이후에나 저울질해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를 긍정적으로 보는 증권사들도 있다. 동부증권은 목표주가 192만원을 유지했다. 현대증권도 갤럭시노트7 단종 비용을 3분기 실적에 선반영한 점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며 목표주가 205만원을 유지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 단종을 2009년 일본 도요타 리콜 사태와 비교할 때 훨씬 빠른 초기 대응과 의사 결정을 보이고 있어 브랜드 가치 훼손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4분기 추가 발생 가능한 예상 비용까지 3분기에 보수적으로 선반영한 것으로 판단돼 앞으로 추가 비용 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편 3분기 실적 정정은 회계기준에 따라 불가피하게 갤럭시노트7 중단에 따른 리스크를 3분기에 반영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형 회계법인 고위 관계자는 "IFRS(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만약 갤럭시노트7 단종 결정의 리스크를 4분기에 반영할 경우 회계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3분기에 반영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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