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미국에서 희귀병 치료약들의 고가 논란이 사그라든 지 얼마 안 돼 일본에서도 희귀병 치료약값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5일 후생노동성이 약가전문부 회의를 열고 오노약품공업의 암 치료제 '옵디보' 가격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6일 보도했다.
의사들로 구성된 전국보험단체연합회(호단렌) 측은 이 회의에서 "옵디보의 가격이 일본에서 제일 높다"며 "이런 높은 약가는 수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단렌 조사 결과, 옵디보 가격은 일본에서는 100㎎에 73만엔(약 780만원)인 반면 미국에서는 30만엔, 영국에서는 약 14만엔 정도였다. 일본 소비자들은 영국 소비자들의 5배나 주고 같은 약을 구입해온 것이다.
호단렌은 이 조사 결과를 정부에 제출하는 한편, 약값을 외국 수준까지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에서만 약값이 이렇게 비싸진 이유는 옵디보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승인됐기 때문이다. 약가를 결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타국의 사례가 없었다. 또 악성흑색종이라는 희귀 피부암 약으로 승인된 것도 값을 높이는 원인이 됐다.
약가 검토는 2년에 한 번이 원칙이지만,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번에 한해 긴급인하를 위한 논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내달이면 약가 인하율이 결정된다.
하지만 옵디보 가격을 현 수준의 50%로 줄인다 해도 여전히 미국보다 비싸고, 영국은 현 수준에서 추가적으로 가격을 내릴 전망이어서 앞으로도 고가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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