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실시한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는 '파행 아닌 파행'을 겪었다.
이날 여당의 부재 속에 국감을 주도한 야당은 해임건의 갈등을 빚은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시'로 일관했다. 예정대로 10시 정각에 국감을 시작했지만 김 장관은 증인선서 이후 마이크를 잡지 못했다.
야당 소속 위원들이 "김 장관은 국무위원의 자격이 없다"며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을 상대로 질의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가 의결한 만큼 김재수 장관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에 의해 해임이 안됐더라도 더 이상 국무위원의 자격이 없다"며 "장관직에서 자진사퇴하는 게 맞다"고 김 장관을 압박하기도 했다.
또 증인으로 참석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에 대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지원 의혹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농업인 상생기금조성에 대한 질의를 하기 위해 이 부회장을 증인으로 불렀지만 야당 소속 위원들은 미르재단 기금조성 관여여부 등에 질문이 이어졌다.
전경련 회원사인 주요 그룹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한류 문화와 스포츠를 통해 창조경제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출범한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에 각각 486억원, 288억원을 출연했다. 이 과정을 이 부회장이 주도했다는 의혹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대기업들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농업상생기금 조성을 약속만 해 놓고 실천 노력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면서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는 불과 두어달 사이에 수백억원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야정이 합의한 절실한 사안에 대해서는 1원 한 장 조성 안하고 실체도 애매한 두 재단에는 단숨에 기금이 모아진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 부회장은 "나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미르재단은 이대 연구팀과 함께 농림축산식품부의 케이밀(K-Meal) 사업에 쌀 가공식품 업체로 참여했는데 참여할 때 창립 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며 "관련 업계 업체도 아닌데 어떻게 선정됐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준원 차관은 "구체적인 것은 파악 중에 있다"고 답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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