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 2의 중한석화' 발굴을 위해 중국 내 최고위급 네크워킹 강화에 올인하고 있다. 사드 배치 등 정치적 현안이 있더라도 기업인 차원의 신뢰·협력과 이를 통한 비즈니스 성공모델이 더 나와줘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26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4~25일 충칭시 글로벌 경제고문 자격으로 충칭시를 방문해 쑨정차이 충징시당서기를 두차례, 황치판 충칭시장을 세차례 만나 협력을 다졌다.
쑨 당서기는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겸하는 인물로, 차기 상무위원과 차기 리더리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이라 접촉이 쉽지 않지만, 최 회장과의 오랜 인연 때문에 면담이 가능했다. 쑨 당서기와의 면담은 이번 글로벌 경제고문 연례회에 참석한 30여개 해외 기업 가운데 SK가 유일하다.
쑨 당서기와는 지린성 당서기이던 지난 2011년 한국을 방문, 최 회장과 면담을 가지며 인연을 쌓았다. 그는 충칭시 당서기로 재직하면서 하이닉스충칭공장을 유치하는 등 SK와는 인연이 각별하다.
SK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간 경제협력은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 최 회장의 철학"이라며 "특히 최근에는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급과 교류를 하면서 중국과 한국, SK간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장기간 지속시킬 수 있는 단초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중국 네트워크는 비즈니스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SK종합화학이 6년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중국 최대 석유기업인 시노펙의 합작공장 중한석화 설립 협상도 최 회장이 지난 2012년 11월 왕티엔푸 시노펙총경리와 만나 해결했다. 총 투자비 3조3000억원 규모의 에틸렌 합작공장인 중한석화는 SK의 성장전략인 '글로벌 파트너링'의 대표 성공사례로 자리매김했다.
이만우 SK그룹 PR팀장(부사장)은 "민간기업의 경제외교가 국가와 기업의 성장동력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성공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며 "진정성이 네트워킹은 물론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25일 충칭 연례회의 일정을 마친 뒤 충칭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했다. 최 회장은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SK의 글로벌성장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공항으로 이동해야 했지만 갑자기 일정을 변경, 임시정부를 찾았다고 SK측은 설명했다. 최 회장은 임시정부 역사관과 주석 판공실, 한중 우호협력실 등 청사 내 전시시설을 30여분간 둘러봤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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