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현대자동차 노조가 12년만에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나선다. 임금협상 난항이 이유로 전면파업은 2004년 2차례 이후 12년만에 처음이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올 들어 임금협상 과정에서 19차례 부분파업을 했다.
현대차 노조는 26일 하루 동안 1조와 2조 근무자 모두 파업에 참여하는 전면파업을 벌인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사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지난 23일 열린 노사 교섭에서 노조가 사측에 임금안을 포함한 추가 제시안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내놓지 않았다.
노조는 26일 전면파업에 이후 27일부터 30일까지도 매일 6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교섭이 열리는 날은 4시간만 파업한다. 노사는 파업과는 별개로 이번 주중 집중 교섭으로 잠정 합의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면파업 당일 전체 조합원 파업집회는 따로 하지 않고 선거구별 단합대회를 갖는다.
문제는 파업으로 인한 경영 손실 규모다. 회사 측은 이날까지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 규모가 10만1400여대, 금액으로는 2조 2300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탓에 윤갑한 현대차 사장은 앞서 협상에서 "근래 최대 파업일수로 올해 목표 달성도 힘들다"며 파업 자제를 호소했다.
이는 하반기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대차는 상반기에도 영업익에서 감소를 보이며 수익성이 떨어졌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매출 47조273억원, 영업이익 3조1042억원, 당기순이익 3조53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7.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0%, 6.4%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6.6%로 전년대비 1.0%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이 나빠진 것이다.
개별소비세 인하와 신차 출시 등에 힘입어 상반기 국내에서 전년대비 4.9% 증가한 35만6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해외 판매는 전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와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시장 부진으로 1.8% 감소한 204만3235대를 나타냈다.
이로 인한 국내외 전체 판매는 전년대비 0.9% 감소한 239만3241대다. 또 수출 감소와 신흥시장 경기 침체로 공장 가동률이 하락하면서 매출원가가 80.3%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높아졌다.
이같은 현대차 부진에 올 들어 7월 말까지 한국의 누적 자동차 생산량은 255만1937대로 지난해보다 한 단계 내려간 세계 6위를 기록했다. 잦은 파업으로 남은 하반기에도 생산량 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지난 8월 말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8.05%의 반대로 부결됐다. 합의안에는 임금 5만8000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이 담겨 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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