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할리우드 톱스타 진 티어니, 풍진 걸린 팬과 잘못된 만남

진 티어니. 사진=MBC '서프라이즈' 방송 캡쳐

[아시아경제 송윤정 인턴기자] '서프라이즈' 할리우드 여배우 진 티어니의 비극적 삶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25일 방송된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서는 1940년대 할리우드 이끈 대표적 여배우 진 티어니의 충격적 실화가 전파를 탔다.

짙은 갈색 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진 티어니는 1940년 할리우드에 입문해 영화 ‘썬다운’에서 주연을 맡으며 주목을 받았다. 이후 여러 영화에서 주연을 차지하며 할리우드의 간판스타가 됐다.

1941년에는 디자이너 올렉 카시니와 결혼해 1943년 딸 달리아를 낳았다.

비극은 여기서 시작됐다. 달리아가 선천적 청각 장애를 갖고 태어난 것도 모자라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어갔고 지적 장애까지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평생 남부럽지 않게 살아온 진 티어니는 갑자기 찾아온 불행에 큰 충격을 받았고 아이에게 닥친 일이 자신의 잘못인 것처럼 죄책감에 시달렸다.

결국 진 티어니는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고 수면제와 술에 중독돼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됐다.

병을 극복하기 위해 운동을 하며 하루하루 버티던 진 티어니는 어느 날 운동을 마친 후 마주친 여성 팬의 고백으로 인해 마지막 끈을 놓아버렸다.

1943년 진 티어니는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전시 국채 판매 캠페인에 참여했다. 당시 2차 세계대전 중이던 미 정부는 군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시 국채를 국민에게 판매했는데, 할리우드 스타나 전쟁 영웅을 홍보모델로 기용하고 있었다.

임신 초기였던 진 티어니 역시 캠페인에 참석했고 국채를 구입한 이들의 볼에 키스를 해주는 이벤트에 참여했다. 이때 당시 여성 해군이었던 이 팬 역시 그 자리에 있었고 티어니에게 볼 키스를 받았다는 것이다.

충격적인 사실은 당시 이 팬이 풍진을 앓고 있었다는 점이다. 풍진은 발진과 미열이 나타나는 전염력 높은 감염성 질환으로, 일반 사람에게는 위험하지 않지만 임신 초기에 감염될 경우 태아에게 심한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당시 임시 초기였던 진 티어니가 팬과 접촉으로 풍진에 감염됐다면 이로 인해 달리아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진 티어니는 자실 시도까지 하는 등 매우 힘겨워했고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티어니는 퇴원과 탈출을 반복하며 20대 대부분을 정신병원에 갇혀 지냈고, 1952년 남편과도 이혼했다.

이혼 후 홀로 아이를 양육하던 티어니는 1991년 70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한편 추리 소설가 아가사 크리스티는 이 사연을 소재로 ‘깨진 거울’을 발매했다. 이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됐다.

송윤정 인턴기자 singaso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