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인 "어려운 여건 속 적지 않은 성과"…이례적 '자화자찬'

19일 국토부 월례조회서 밝혀…배경에 관심
주택분야 성과 강조…"주거안정에 크게 기여"
"영남권 신공항, 최적의 대안 도출한 성과"
사기 진작 차원…"후한 평가 이르다" 지적도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사진)은 19일 "그 동안 우리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이뤄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토부 월례조회에서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강 장관이 그 동안의 성과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준 것이다. 특히 월례조회 발언을 공개한 것도, 자화자찬을 한 것도 이례적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강 장관은 특히 주택 분야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님께서 뉴스테이, 행복주택과 같이 국민에게 필요하고 도움 되는 명품정책을 더 많이 만들라 하실 정도로, 우리의 주거복지정책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주택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서민과 중산층의 주거를 안정시키는 데 국토부가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남권 신공항으로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안을 확정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강 장관은 "특히 올해 가장 큰 갈등 과제였던 영남권 신공항 문제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과정을 통해 최적의 대안을 도출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신공항을 유치하기 위한 지역 갈등이 고조돼 과거 정권에서 풀지 못한 숙제를 무난하게 마무리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래 기술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드론,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리츠 등의 육성전략을 마련해 발표하고 조직과 예산 등 신산업 육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면서 "판교 창조경제밸리를 비롯한 도시첨단산단 조성과 혁신도시, 행복도시, 새만금 등 다양한 지역 거점 사업을 통해 창조경제와 지역경제의 활성화 기반을 다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강 장관은 "물류·수송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미래 청사진도 마련한 바 있다"면서 "올해 말 수도권 고속철도를 개통하고 서울~세종 고속도로를 착공하게 되면 국민들의 이동이 더욱 빠르고 편리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올해 상반기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줄어든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았다.

이런 발언은 취임 1주년을 앞둔 강 장관이 내부의 사기를 진작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발언 내용을 외부에 공개한 것은 그만큼 주택을 비롯한 주요 정책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정부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채 관리방향'을 발표할 당시엔 해외출장길에 올랐고, 이 과정에서 주택 공급 과잉이 아니라는 과거 국토부의 주장을 순식간에 뒤집었다"면서 "저금리 기조에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점점 떨어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 시점이어서 스스로 후한 평가를 내리기엔 아직 이른감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