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한국과 미국, 일본의 외교장관이 1년여만에 한 자리에 모여 북한의 핵실험에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힘을 모았다.
윤병세 외교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1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매리엇 이스트 사이드 호텔에서 회담하고 북핵 대응에 힘을 싣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윤 장관은 회담 직후 취재진에게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3개국 장관이 회담을 했다"며 "3개국 외교장관이 공동성명도 채택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한·미·일 외교장관이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북한을 제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됐느냐는 질문에는 "안보리가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기 어렵다"며 "유엔 헌장 41조에 광범위한 요소가 있는 만큼 이를 폭넓게 포함하도록 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도발에 상응하는 추가적인 고통을 가해야겠다는 공통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각 국가가 별도로, 또 국제사회가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언급하는 등 유엔 회원국들의 독자 제재 노력도 암시했다.
케리 장관은 한·미·일 3개국이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긴밀히 협조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이 북한의 고립만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언제든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 한국과 일본은 별도의 양자 회담을 개최했다.
제71차 유엔총회 개막에 맞춰 뉴욕을 찾은 윤 장관은 유엔총회 연설, 각종 양자 회담 등을 통해 북한 도발의 심각성을 알리고 국제 사회의 강경한 대응을 촉구할 예정이다. 다만, 중국 및 러시아와의 회담은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엔 무대에서 남·북 외교수장 간의 만남에도 국제사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윤 장관과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유엔총회 일반토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 장관의 연설은 이르면 22일쯤으로, 리 외무상의 연설은 이보다 1∼2일 뒤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5차 핵실험 이후 사실상 첫 다자외교 무대에서 리 외무상이 어떤 외교적 메시지를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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