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타계 39주기
올해 추석 연휴는 5일로 쉬는 기간 기름진 명절 음식으로 늘어난 체지방에 대한 걱정이 적지 않다. 명절 스트레스로 인해 연휴 이후에도 폭식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 연휴 동안 먹은 푸짐한 음식 때문에 부쩍 살이 오른 것 같아 다이어트를 결심한 이들도 많다. 하지만 짧은 기간에 체중을 급격히 줄이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그런 점에서 세기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얘기는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16일은 칼라스가 세상을 떠난 지 39년이 되는 날이다. 오페라의 여신, 불멸의 디바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1977년 파리의 한 아파트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오페라를 칼라스 이전과 이후로 나누는 '비포 칼라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는 전혀 다른 경지의 기량을 선보였고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음악 밖에서 그는 그리스의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와의 사랑으로 관심의 대상이 됐고 오나시스가 재클린 케네디와 결혼하자 실연의 아이콘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또 정상급 소프라노로 활동할 당시 95kg에 달하는 몸을 1년여 만에 40kg 이상 감량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부모의 편애로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냈던 칼라스는 어릴 때부터 고도 비만에 근시였다고 한다. 노래를 시작한 것도 이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1940년 그리스 아테네 국립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후에도 칼라스는 80kg이 넘는 체중을 유지했다. 1945년 미국으로 건너가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고자 했을 때 그의 몸무게는 95kg에 달했고 이 때문에 가녀린 이미지의 여주인공은 맡을 수 없었다고 한다.
칼라스가 다이어트에 돌입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여러 얘기가 전해진다. 우선 영화감독 루치아니 비스콘디를 만나면서 그의 사랑을 얻기 위해 감량을 했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비스콘디는 동성애자였다. '로마의 휴일'을 보고 오드리 헵번의 스타일을 소화하기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는 소문도 있었다.
여하튼 칼라스는 1954년 극히 짧은 기간에 40kg 감량에 성공하고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외모가 바뀐다. 하지만 발목은 여전히 굵어 발목이 드러나는 차림은 피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칼라스는 오페라 가수는 몸집이 커야 한다는 당시 통념을 깨고 날씬한 몸매에서도 천상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칼라스가 살을 뺀 비결에 대해서도 설들이 많다. 대표적으로 '촌충 다이어트'를 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기생충 알을 먹은 덕에 짧은 기간에 살을 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칼라스의 남편이었던 그리스 사업가 메네기니가 쓴 책 '마리아 칼라스, 나의 아내' 중에 칼라스가 자신의 몸에서 나온 촌충으로 보고 놀라 의사를 불렀다는 얘기가 나오는 게 이 설의 근거다. 하지만 칼라스의 감량 비결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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