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대권을 둔 야권 내 최대 라이벌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최근 각종 현안을 두고 '장군멍군'식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12년 대선에서도 한 차례 경쟁한 바 있는 두 사람은 차기 대선이 다가올 수록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는 주말인 11일 '야권단일화'를 두고 맞붙었다. '장군'을 먼저 외친 것은 안 전 대표다. 그는 이날 제주도를 찾아 강연회를 열고 "내년 대선에서는 양극단 세력과의 단일화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어 "양극단 기득권 세력들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 우리나라는 다시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고, 뒤이은 기자간담회에서도 "국민의당은 완주한다 할 것"이라며 "국민의당을 포함한 개혁세력들이 함께 힘을 모아 기득권을 타파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같은날 광주를 방문한 문 전 대표는 '정권교체'의 대의명분을 들어 '멍군'을 외쳤다. 문 전 대표는 "정권교체가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며 "당이나 개인 정치인을 뛰어넘는, 정말로 이 시대에 우리가 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숙명적 과제"라고 맞받았다.
이어 문 전 대표는 "희망을 주는 정부를 만들어야겠다는 국민들의 간절함을 우리가 받아들이면서 노력하다 보면 통합이든 단일화든 길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두 사람은 현안을 두고서도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이어가고 있다. 규모 5.8의 경주지진이 발생하자 두 사람은 앞다퉈 경주 지진피해 현장을 찾았다. 양산 자택에 머무르고 있어 지진피해 현장과 비교적 가까운 문 전 대표는 13일 오전 일찌감치 경주행을 택했다. 그는 SNS를 통해 "경주와 울산, 양산 등 인근주민들은 어제밤 편히 잠들지 못했다"며 "계속되는 여진으로 원전이 걱정돼 월성으로 간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 역시 서울역에서 귀향인사를 한 후 곧바로 경주행 KTX열차에 올랐다. 그는 이날 경주를 찾아 피해주민들을 만나고 원전·방폐장 등을 방문했다.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의 장군멍군식 경쟁은 추후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대선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단일화, 통합, 각종 현안을 둔 두 사람의 경쟁은 더욱 가열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