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섬의 기억 한 장]오늘 타계한 야구해설가 하일성씨의 말 한 마디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야구 해설가 하일성씨가 8일 아침 자신이 경영하는 기업 스카이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목 매 숨진 채 발견됐군요. 경위는 불문하고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지난 7월 프로구단 입단 청탁을 빌미로 5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뒤의 일이라, 그런 감정이 더합니다.
하일성씨는 2014년 KBS2 부부 예능프로그램 '여유만만'에 나와, 문득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내가 인생 살면서 제일 후회할 때가 아내가 자고 있을 때였다. 처녀 땐 안 그랬는데, 지금은 입도 벌리고, 코도 골고 잔다. 그 모습이 추하다는 게 아니고 내가 아내를 저렇게 만들었구나, 고생 많이 시켰구나. 그러면서 아내에게 한 행동이 가슴에 사무쳤다."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고백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그를 고인으로 만나게 되면서, 그의 발언이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구수한 입담과 재치있고 개성 있는 해설로 스포츠 읽기의 새 장을 열어주었던 그였는데 말입니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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