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부회장, 2005년 미국 출장서 신사업 구상…동부서 서부까지 다 돌아봐
교외형 복합쇼핑몰 구상..주5일 확대·국민소득 2만달러 시기조율
1조원 투입, 착공 3년만에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 그랜드오픈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05년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사업총괄부사장과 함께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 때는 두 자릿수 매출 신장율을 기록하던 국내 대형마트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시기였다. 두 사람은 신사업 구상을 위해 미국 동부부터 서부까지 쇼핑몰들을 샅샅히 훑고 다녔다.
이들이 목격한 것은 '교외형 쇼핑몰'. 미국은 국내와 달리 백화점에서 직접 물건을 매입해 팔았다. 재고부담이 클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 때문에 생겨난 업태가 대형 쇼핑몰안에 백화점과 대형마켓, 인라인숍이 들어서는 복합몰이었다. 규모가 큰 만큼 도심 밖 교외에 들어선 형태가 많았다.▶관련기사 8면
귀국 후 정 부회장은 본격적으로 복합몰 구상에 착수했다. 이로부터 11년이 지난후 정 부회장의 새로운 도전은 결실을 맺었다. 오는 9일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에서 공식 문을 여는 '스타필드 하남'이 그 결과물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달 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에 스타필드 하남 개장을 알리면 '또 다시, 새로운 도전'이라고 썼다.
스타필드 하남의 구상 초기에는 내부 반대도 많았다. 그동안 국내에서 보지 못한 최대 규모의 쇼핑몰인 만큼 투자금액은 1조원에 달했다. 갈수록 악화되는 국내 경제상황과 유통업계의 치열한 경쟁도 우려를 샀다.
정 부회장은 시기를 조율했다. 2004년 공기업부터 시행된 주5일제가 전 산업으로 확대되고,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서면 쇼핑과 여가를 동시에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해외에서도 연소득이 2만달러 가량인 소비자들은 근거리 쇼핑몰을 찾지만 이를 넘어서면 여가를 즐기기 위해 교외로 나갔다. 2010년 국내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섰고, 정 부회장은 본격적인 국내 최초 쇼핑 테마마크 조성에 들어갔다.
신세계그룹은 2011년 5월 하남시와 투자사업협약을 체결하고, 세달뒤 부지를 사들인 후 2013년 10월 스타필드 하남의 첫 삽을 떴다. 글로벌 쇼핑몰 개발운영 기업인 미국 터브먼의 자회사인 터브먼아시아가 49%의 지분을 투자하며 공동개발에 나섰다. 3년여만에 완공된 스타필드 하남은 쇼핑과 레저, 관광, 문화, 휴식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데이(One-day) 여행지로 태어났다. 11년간 공들인 신사업인 만큼 정 부회장의 애착도 남다르다. 별(Star)와 마당(field)을 합쳐 별이 깃든 마당이라는 의미의 스타필드 이름도 직접 지었다. 그는 수시로 하남을 방문해 공사상황을 점검했다. 프리오픈한 5일에도 직접 매장을 둘러봤다. 지난 한달간 그의 SNS에는 하루에도 두세개씩 입점 브랜드를 홍보하는 게시글과 동영상이 깨알같이 올라왔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새로운 도전에 끊임없이 나섰다. 이마트 자체 식품브랜드 피코크와 자체브랜드(PB) 상품 노브랜드, 전자제품 쇼핑을 위한 일렉트로마트, 이마트타운 등은 연이어 실험에 성공했다. 스타필드 하남은 이들 실험의 집약체로 꼽힌다. 신세계그룹이 역량을 총동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스타필드 하남의 성공 여부는 국내 유통업계의 대변혁을 예고한다. 10년을 내다본 정 부회장의 새로운 도전은 쇼핑만 하던 시대가 저물고 유통업체가 소비자들의 시간을 붙잡을 '무엇'이 필요한 시대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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