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서울시민 대다수는 정부와 서울시간의 협력이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와 서울시가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을 놓고 대립하는 등 상반된 정책으로 인해 충돌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분권 서울시민 인식조사' 결과를 1일 밝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방자치제도 21년을 맞아 지방분권에 대한 서울시민의 인식을 조사해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서울형 분권 추진'을 위해 실시됐다.
조사 결과 중앙정부와 서울시와의 협력 정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시민 56.9%가 협력이 잘 안된다고 응답했다. 43.1%는 보통 이상으로 협력이 잘 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협력이 미흡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상반된 정책 충돌(27.2%)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의사결정(22.3%), 행정·재정 지원 없이 국가사무 추진요구(21.7%), 서울시 입법, 조직, 재정 등 자율권 보장 미흡(18.8%)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반면 자치구 공무원을 대상으로 서울시와 자치구 협력정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84.4%가 보통이상으로 협력이 잘 되고 있다고 응답했다.
시민들은 앞으로 실질적인 지방자치의 실현을 위해 가장 책임지고 노력해야 하는 주체로는 중앙정부를 1순위(35.1%)로 꼽았다. 시는 "중앙정부의 역할에 대한 서울시민의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제도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사결과 시민 75%는 지방자치가 지역발전에 보통 이상으로 기여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재 한국의 자치권한 수준이 높다고 응답한 시민은 18.5%에 그쳤으며, 52.6%의 시민이 자치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방정부의 자치권한 확대해야 하는 이유로는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정책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31.8%)이란 대답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국가 전체의 균형발전(18.8%), 주민 참여기회가 확대(16%) 순이었다.
또한 시민들은 기후환경, 보건, 노동 분야 등 거시적인 분야는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더 크고, 문화, 여가 등 생활밀착형 분야는 지방정부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 응답했다. 시는 "전국단위의 정책 추진은 중앙정부가 하되, 지역 중심의 정책 추진은 지방정부가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김태균 시 정책기획관은 "이번 조사 결과는 서울의 실정에 맞는 생활밀착형 정책추진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서울시민이 확인해 준 것"이라며 "향후 중앙정부의 인식변화를 지속적으로 촉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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