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IT 열풍 타고 급증…순자산 규모 1000만달러 이상 슈퍼갑부 1만4800명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2007~2015년 인도의 백만장자가 5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재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뉴월드웰스에 따르면 2007년 15만2000명이었던 인도의 백만장자가 지난해 23만6000명으로 늘었다. 여기서 백만장자란 주택을 제외한 순자산 규모가 100만달러(약 11억3850만원) 이상에 이르는 이들이다. 같은 기간 이들의 총자산은 9000억달러에서 1조5000억달러로 67% 늘었다.
이는 주로 건설, 금융서비스, 정보기술(IT),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ㆍ업무 처리 전과정을 외부 업체로 넘겨 기업가치 창출에 나서는 방식), 헬스케어 부문의 성장 덕이다. 인도의 견고한 경제성장 및 기업가정신도 이에 한몫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인도의 루피화(貨) 가치가 미국 달러 대비 41% 떨어진 가운데 일궈낸 성과다.
2007~2015년 해외로 이주한 인도의 백만장자는 2만5000명에 이른다.
부(富)의 증가를 촉진하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소유권이다. 뉴월드웰스가 이들 요소를 10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해본 결과 인도는 소유권에서 9점이나 받았다. 인도는 경제성장률에서도 9점을 얻었다.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7.3%에서 올해 7.4%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금융시스템과 주식시장 부문에서 5점을 받았다. 인도의 증시는 나라 규모에 비해 개발이 덜 된 상태다. 많은 인도 기업이 해외에서 기업공개(IPO)를 단행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금융시스템도 마찬가지다. 뉴월드웰스는 인도의 금융시스템 가운데서도 특히 자산관리 부문이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뉴월드웰스는 언론의 자유 부문에서 인도에 8점을 부여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현지 언론매체 중 상당수를 내로라하는 부호가 소유해 시각이 한 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인도는 정부의 개입과 관련해 5점밖에 얻지 못했다. 정부의 규제가 지나치다는 뜻이다. 뉴월드웰스는 인도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정부 규제가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꼬집었다.
부패도 문제다. 기업이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관리들에게 정기적으로 뇌물을 받쳐야 한다. 그러나 뉴월드웰스는 2014년 5월 나렌드라 모디 정부 출범 이후 부패 문제가 다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낮은 소득세율ㆍ법인세율에서 인도가 받은 점수는 6점이다. 투자의 용이성에서는 겨우 3점을 얻었다. 인도 경제의 몇몇 부문에 투명성이 결여된데다 창업 비용은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일례로 인도에서 계약이 실행되기까지 평균 1420일 걸린다.
뉴월드웰스는 향후 10년간 인도에서 부의 증가 속도가 매우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금융서비스, 미디어 부문 등의 주도로 오는 2025년까지 백만장자가 135% 늘어 55만4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뉴월드웰스는 지난해 말 현재 순자산 규모 1000만달러를 웃도는 인도인이 1만4800명이라고 발표했다. 3000만달러 이상이 6020명, 1억달러 이상은 760명, 10억달러 이상 보유자가 85명이라고 밝혔다. 인도에 억만장자 85명이 산다는 말이다.
억만장자가 인도보다 많은 나라는 미국ㆍ중국ㆍ영국 뿐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