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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여자傳③]남녀도 연리지 같아 한번 붙으면 안떨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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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섬의 '나합'스토리 - "내 나이 열넷이 되면 중이 되거나 기생이 될 거예요"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


”나는 중이 되거나 기생이 될 거예요.“

지홍의 어미는 기가 막혔다. 곱디고운 어린 딸년이 저 또한 세상의 이치를 나름 돌아보니 제대로 살 길이 없음을 깨달았다는 뜻이 아닌가? 그래도 우선 윽박부터 질렀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게냐? 아비가 일궈놓은 상업이 번창하여 돈도 깨나 모였고, 요즘이야 그까짓 양반도 음(陰)으로 사는 세상인데 혼자서 무슨 생각을 어리석게 늘였기에 그런 기외(其外) 인생을 살려고 한단 말이더냐?“

”어머니, 나는 딱 결심했어요. 내 나이 열넷이 되면 출가를 하거예요. 다만 중이 될지 기생이 될지는 어머니가 결정하세요.“


”그래, 왜 네 뜻이 그렇게 되었는지 한번 들어보자꾸나“


어미는 딸을 달래보려는 심산으로 그렇게 말하며 가던 걸음을 멈춰 길섶 바위에 앉았다. 지홍은 자분자분 설명을 했다.


[나쁜여자傳③]남녀도 연리지 같아 한번 붙으면 안떨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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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 들려고 하는 까닭은, 자신을 노리는 세상에서 숨어 마음이라도 편히 살고 싶은 마음 때문이고, 기생이 되려고 하는 까닭은, 차라리 이원(梨園)에 나가 권부(權富)를 지닌 사내를 꿰차 장차 부모를 귀히 모시고 더불어 호강하려고 하는 거라고...


“너는 미모가 있으니 불가에서 썩기는 아깝지 않겠느냐. 아비와 상의를 할 것이다. 차라리 기방에 들어서 예악(藝樂)을 익힌 뒤 풍류 좋은 기둥서방을 두면 든든할 거 같기도 하구나.”


“남녀의 사랑도 저 연리지와 같이 한번 붙으면 떨어지기 어려운 것이니, 내 천출(賤出)의 서럽고 더러운 기색도 어진 사내가 다 씻어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년 참 어린 것이, 말이 똑똑하기 짝이 없어 이 어미가 더 슬프구나.”


“어머니, 두고보세요. 나는 연리지를 만날 거예요.”


지홍이가 열네 살 되던 해 아버지 양씨는 한양으로 올라가 나주헌(羅州軒)이라는 큰 술집을 내고 딸을 기생으로 들어앉혔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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