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학교 이전사업과 관련해 건설업체로부터 3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은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나 이 교육감은 재판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의혹을 해소하겠다며 무죄를 자신했다.
인천지법 변성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오후 이 교육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변 부장판사는 "현재까지 수집된 인적·물적 증거자료의 내용과 수집 과정, 주요 범죄일람표 범죄 성립을 둘러싼 다툼의 여지, 현재까지 수사과정에서 나타난 피의자의 태도·가족관계·경력 등에서 알 수 있는 사회적 유대관계를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인천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형근)는 지난 2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이 교육감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교육감은 지난해 인천의 한 학교법인 소속 고등학교 2곳의 신축 이전공사 시공권을 넘기는 대가로 모 건설업체 이사(57)로부터 3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이 교육감과 같은 혐의로 A(62)씨 등 이 교육감 측근 2명과 인천시교육청 간부 B(59·3급)씨 등 모두 3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 3억원이 2014년 교육감 선거 이후 이 교육감이 선거 당시 진 빚을 갚는데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시공권을 넘겨주는 대가로 이들 사이에서 3억원이 오갈 무렵 이 교육감도 보고를 받고 관련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보고 공범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 교육감이 뇌물로 제공된 3억원의 최종 수혜자이며, 이미 구속 기소된 공범 3명과의 형평성도 고려해 영장을 청구했다.
인천지검 관계자는 "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한 뒤 재청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교육감은 영장 기각 결정에 대해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본인에 대한 의혹이 분명하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며 임기 후반기 교육행정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