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선수권 첫날 이글 1개에 버디 8개 '깜짝 스퍼트', 김우현 복귀전서 6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이글 1개에 버디 8개로 무려 10언더파.
박준섭(24ㆍJDX멀티스포츠)의 '무명 돌풍'이다. 그것도 25일 경남 양산 에이원골프장(파72ㆍ7011야드)에서 개막한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메이저 59번째 KPGA선수권(총상금 10억원) 1라운드에서다. 2타 차 선두,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낼 호기를 잡았다.
박준섭이 바로 13살까지 쇼트트랙 선수로 활약하면서 서울시 대표까지 지내 화제가 됐던 선수다. "초등학교 6년 동안 쇼트트랙을 했는데 훈련이 너무 힘들었다"며 "왼쪽 무릎을 다쳐 쇼트트랙을 그만둔 뒤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조범수 프로님의 전지훈련을 따라갔다가 우연히 골프를 배웠다"고 소개했다.
2011년 10월 프로가 됐지만 최고 성적은 2013년 6월 군산CC오픈 3위, 이렇다 할 존재감을 과시하지 못하고 있는 시점이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이날은 그러나 11, 12번홀의 연속버디에 이어 13번홀(파5)에서 '2온 1퍼트' 이글로 상승세를 탔고, 15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보태는 등 힘을 냈다. 후반에는 1~3번홀의 3연속버디와 8~9번홀의 연속버디 등 몰아치기 능력까지 과시했다.
3m 이내 버디를 5개나 잡아내는 등 '컴퓨터 아이언 샷'을 동력으로 삼았다. "하반기를 앞두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공을 들이는 등 체력적인 부분에 신경을 썼다"는 박준섭은 "5번홀에서 두번째 샷이 벙커로 들어갔지만 파 세이브에 성공해 자신감을 얻었다"며 "욕심이 많아 자주 무너지는 편인데 이번 대회에서는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하겠다"고 마음을 다 잡았다.
제이슨 강(미국)이 서원(32)과 함께 공동 2위(8언더파 64타)에서 추격전을 시작했다. '진짜 사나이' 김우현(25ㆍ바이네르)이 6언더파를 몰아쳐 공동 6위에 포진한 것도 빅 뉴스다. 군 복무를 마치고 투어에 복귀한 첫 무대이기 때문이다. "부대에서 싸리비와 야구방망이로 연습했다"며 "실전 샷 감각이 부족하지만 '톱 10'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상금랭킹 1위 박상현(33ㆍ동아제약)과 2위 최진호(32ㆍ현대제철)의 맞대결은 두 선수의 동반 부진으로 시들한 상황이다. 박상현은 3번홀(파5) 이글에 버디 5개를 솎아냈지만 보기 3개와 더블보기 1개를 쏟아내는 수비력에 발목이 잡혔고, 최진호는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를 작성했지만 공동 50위에 그쳤다. 두 선수 모두 "아직은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는 스코어"라고 입을 모았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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