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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눈]폭염 '전기공황', 이제 끝나간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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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누진세 폭탄과 '블랙아웃' 공포, 시스템 수술 제대로 안하면 내년 여름도 불안

[뉴스의눈]폭염 '전기공황', 이제 끝나간다고요? 폭염속 누진제 논란. 더 늦추지 말고 이젠 답을 찾을 때가 됐다. (이미지 출처 : 영화 인터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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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마다 '성적표'를 받아들 시간입니다. 올 여름 얼마나 더위를 참고 냉방기기 가동을 줄여가며 전기를 아꼈는지 확인하는 '참을성 테스트 성적표', 다시 말해 '전기요금 고지서'입니다.

최근 인터넷에서는 전기료 고지서를 인증하는 게시글이 유행인데요. "지난해 보다 조금 더 쓴 것 같은데 요금이 2배나 나왔다"는 불평이 있는가 하면 "많이 걱정했는데 선방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는 분도 있습니다. 아무쪼록 독자님들 모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신데 대해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밤기온이 24~26도에 머물며 잠시 시원해진 때, 정신을 가다듬고 정리해봅니다. 올여름이 던진 화두 - 폭염, 누진제, 블랙아웃에 관해서 말이죠. 앞서 말씀드리지만 그 결과는 그리 밝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화 '인터스텔라'의 명대사처럼 '우리는 답을 찾을 겁니다. 늘 그랬듯이…'.

1. 내년에도 이렇게 더울까요?
여름철 지옥불 더위는 올해로 그치지 않을 공산이 큽니다. 지구 온난화가 주된 이유입니다. 미국 국립대기과학연구소(NCAR)는 현 추세대로라면 21세기 후반 전 세계 80%가 지금보다 더한 더위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바야흐로 여름 더위에 대한 정의가 바뀌는 때라고 볼 수 있죠. 서울 등 주요도시는 더 더울 겁니다. 열기가 빠지지 못하고 한곳에 쌓이는 '열섬 현상' 때문이죠. 한 예로 서울은 이번 달 5일 낮 최고 36도까지 치솟은 것을 시작으로 36.5도까지 치솟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비슷합니다. 올해 중동지역은 섭씨 40도 이상 되는 더운 날씨가 지루하고 끈질기게 이어졌습니다.


2. 블랙아웃을 제대로 막을 수 있을까요
2011년 9월 전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블랙아웃(대정전). 한풀 꺾인 줄 알았던 더위가 급작스레 몰려와 전국의 전력 사용량이 폭증하면서 생긴 재난 상황이었죠. 올해도 이달 8일 오후 전력 예비율이 6%대까지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폭염이 계속 된다면 이 같은 위기가 앞으로도 계속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정부도 올여름 이렇게 더울지 완벽히 예상하진 못했을 겁니다. 정부는 2년마다 향후 15년간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발표하는데요. 지난해에 정부가 내놓은 2015~2030년치 계획에선 이전과 달리 최대 전력사용량의 기준이 되는 계절을 '여름'이 아닌 '겨울'로 정했습니다. 겨울이 여름보다 전력사용량이 더 많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내년에 나올 새로운 전력 수급계획에는 올해의 여름 날씨가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겠죠.


그렇다면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와 정부의 블랙아웃 방지 대책은 무엇일까요? 한전 관계자에 따르면 한전은 업체들에게 산업용전기를 판매하면서 기본적으로 전력수요관리(DR)에 대한 약정을 맺는데요. 전력사용량이 최고조에 달해 전력예비율이 떨어지면 공장 가동률을 줄이겠다는 등의 약속을 하는 겁니다. 이렇게 해서 비상시 아낄 수 있는 전력량이 약 300만kwh정도라고 하네요.


이외에 대책으로는 모바일로 전기 사용을 줄이자는 문자 통보를 하거나 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긴급한 상황을 알린다는군요. 대국민 '문자'나 '방송'을 통해 전기 절약 홍보를 하는 것이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3. 누진제 완화는 가능할까요.
한국전력은 가정용 전기에 대해 100kwh 단위로 6단계 누진제를 적용중인데요. 각 단계별 요금이 kWh 당 60.7원에서 709.5원으로 11.6배나 차이가 납니다. 때문에 현 6단계 누진제를 3~4단계로 줄이고 100kwh마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요금의 폭도 좁히면 국민의 전기료 부담이 좀 덜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은 에어컨이라도 전기료 부담 없이 틀게 해달라며 누진제 완화를 호소합니다만…. 누진제를 완화해 가정용 전기 사용량이 확 늘면 전력 수요 관리가 어렵다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정부와 한전은 누진제 완화로 인한 전기 사용량 증가는 곧 전력 예비율 하락을 부르고 이는 곧 블랙아웃의 악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지난달 14일 열린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에서 블랙아웃 대비 누진제 완화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또 시원한 가을 바람이 불면 정부는 이 같은 누진제 완화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적절한 타이밍에 가라앉힐 공산이 큽니다. 현 정부 뿐 아니라 역대 정권이 한결 같이 누진제 완화 논의를 피해 왔습니다. 1994년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가 5단계에서 7단계로 세분화된 이후 근 20년간 누진제 개편에 대한 요구가 잇따랐지만 정부는 여러 이유를 대며 이를 외면했습니다.


김대중 전부는 서민 부담 증가를 이유로, 노무현 정부는 고유가를 이유로, 이명박 정부는 집권 당시 폭염으로 블랙아웃이 발생하자 누진제 완화 논의를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정부 역시 과거 대선 공약의 하나로 누진제 완화를 거론했습니다만 현재 관련 정책 수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한전은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이 저렴한 수준이며, 누진제 완화는 여러 이유로 시행이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택용 전기를 사용하는 2300만 가구 중 84%가 원가 이하로 전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16%의 전기 과다 사용 가구가 누진제 적용 요금으로 이를 메꿔주고 있다고 하는데요.


원가보상률에 대한 논의 없이 누진제 구간만을 완화하면 여름철에는 전기요금이 상대적으로 적어지지만 나머지 계절에는 전기요금이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저소득층도 현 누진제 적용 6단계중 1~4단계 구간의 전기요금이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다고 하구요. 때문에 정부는 저소득층에게 통합 에너지 바우처(정부가 주는 지불 보증 전표)를 주는 등 누진제 완화 외에 다른 대안을 찾아 보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구간을 7개로 잘게 나눠서 많이 쓰는 사람에겐 왕창 많이 돈을 내라고 하느냐, 구간을 3~4개로 뭉뚱그려서 전 가구 모두가 골고루 좀 더 많이 내느냐라는 2가지 선택지가 있는데 이중 전자가 더 낫지 않겠냐는 게 정부의 논리입니다.


한전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누진제 완화 이슈가 공론화되는 건 이해하나 실제적으로 적용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하더군요. 현재 주택용 전력 사용량이 전체 전력량 소비의 14% 정도를 차지한다고 봤을 때 거기서 6%포인트만 늘어나도 굉장히 위급한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이에 더해 '전기를 싸게 사서 펑펑 쓴다'며 여론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산업체들도 "우리는 억울하다"고 맞받아칩니다. 2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저렴하다는 것은 오해라고 밝혔죠. 산업용 전기는 가정용 전기보다 송·배전 단가가 낮고 지난 2000년 이후 전기요금 인상 부담의 대부분을 산업계에서 흡수했다는 게 요지입니다.


물론 정부도 업계의 볼멘소리를 흘려듣진 못하겠죠. 하지만 요금체계, 정전대책 등의 시스템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내년 여름도 2100만 가구는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게 될 것입니다. 국민의 건강한 삶, 그리고 경제. 이 사이에서 답을 찾는 일은 참 어렵습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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