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지난 3주간 민생탐방을 이어온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가 22일 오전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이날 김해공항을 통해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의 조선족 자치주로 향한 김 전 대표는 3박4일간 체류하며 옌볜대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곳에서 열리는 통일 세미나에 참석한 뒤 백두산 등반에 나서는 만큼 '통일 행보'로도 불린다. 일제강점기 '3ㆍ13 만세운동' 현장과 시인 윤동주의 묘지 등도 돌아볼 계획이다. 이번 방중은 지난 4ㆍ13 총선 패배로 당권을 내려놓은 뒤 첫 외국행이다.
중국행이 이목을 끄는 건 방중과 함께 내놓을 메시지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짧은 민생투어 일정 동안 박근혜 대통령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당내 친박(친박근혜) 강경파에 대해 뼈있는 한마디씩을 던졌다. 8ㆍ9 전당대회를 전후해 "대통령이 전대를 앞두고 특정지역(대구ㆍ경북) 의원들을 만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고, 친박 강경파를 '나쁜 놈들'이라고 지칭했다. 21일에는 "우 수석이 그 자리에 있어서 되겠느냐"며 여권 내 우 수석 파동에 마침표를 찍는 듯했다.
김 전 대표 측은 "(이번 방중 기간) 정치적 발언은 자제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이 문제로 한중 관계가 껄끄러워진 가운데 북핵, 한반도 긴장 관계 등을 아울러 나름의 구상을 밝힐 수 있다. 그는 당대표 시절인 2014년 10월 중국 상하이 방문 때도 분권형 개헌론을 꺼냈다가 청와대와 갈등을 빚었다.
중국 방문 직후에는 다시 민생탐방을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영호남과 충북을 오가며 5000㎞ 넘는 일정을 소화한 상태다. 폭염 속에서 수많은 상인과 농민을 만났고, 수염도 깎지 않은 채 마을회관에서 자며 속옷을 직접 빨아 화제가 됐다. 이날 오전에도 트레이드 마크인 밀짚모자와 검정색 샌들 차림으로 덥수룩한 수염도 깎지 않은 채 출국장으로 향했다.
9월부터는 대도시 빈민가를 돌며 양극화의 해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직접 대선주자로 나설지, 아니면 정계개편의 중심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할지는 9월 말 이후 밝힐 예정이다.
이 같은 김 전 대표의 행보는 보수 개혁의 기치를 내걸고 접촉면을 넓히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향후 정계개편의 열쇠를 지니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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