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대표팀의 열악한 현실 까발린 네티즌의 글, 온라인상에서 화제
[아시아경제 정유진 인턴기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배구 8강전에서 아쉬운결과를 남긴 한국 대표팀의 열악한 현실을 토로한 글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지난 16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지뉴에서 열린 여자배구 8강전에서 여자배구 대표팀은 네덜란드 대표팀에 1-3으로 패했다. 네덜란드의 공격력도 대단했지만 이정철 감독의 말을 빌리면 대한민국 대표팀의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면서 패턴 플레이를 전혀 만들지 못한 경기였다.
이후 특히 아쉬운 플레이로 23점을 실점한 박정아 선수에게 비난이 쏟아졌다. 그의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까지 악플로 도배되자 그는 결국 비공개로 전환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한 네티즌이 쓴 '박정아 선수가 바로 한국 여자배구 현실이에요'라는 글이 눈길을 끈다. 여자배구를 홀대하는 대한배구협회에 대한 고발성 글이었다.
화제의 글은 "욕하지 마세요. 그게 한국 여자배구 현실"이라고 시작한다.
글쓴이는 "국제 성적은 남자배구보다 여자배구가 훨씬 월등한데 대한배구협회는 프로리그 얼빠몰이(능력과 상관없이 스포츠 스타의 얼굴만 좋아하는 팬들을 지칭)나 하면서 돈 좀 더 받는 남자배구만 지원한다"며 대한배구협회를 겨냥했다.
그는 "매년 열리는 국제대회에 여자배구는 세계 1등급 국가만 참가하는 그랑프리 1그룹인데도 '돈 없다, 스폰 없다'하면서 출전 포기했다"며 "징계로 그랑프리는 참가도 2017년까지 불가, 2018년부터 밑바닥인 3그룹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1그룹 유지보다 3그룹에서 1그룹 올라오기는 하늘에 별 따기이며 3-2, 2-1그룹으로 승격 시합까지 거쳐야 해 최소 3년 걸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몇 년째 올림픽도 못 나가고 국제대회에선 이미 변방으로 밀린 남자는 매년 열린 월드리그 2그룹 경기도 꼬박 후원하고 지원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글쓴이는 "그 와중에 배구협회는 2012년 사옥 새로 만든다고 빚더미에 오른 하우스푸어다. 2014년 여자배구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땄을 때 회식을 김치찌개 집으로 잡아 빡친 (김)연경 선수가 자비로 고급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긴 건 유명한 일화다"라며 "2012년 신사옥으로 빚더미 위에 있을 때 여자배구 대표팀이 런던 올림픽에서 4강 기염을 토하니 메달 따면 줄 포상금이 없어서 메달 딸까 전전긍긍한 건 알려지지 않은 블랙코미디"라고 비난했다.
이어 "혹자는 피겨 김연아 선수의 유일한 약점이 국적이라 하지만 개인 스포츠가 아닌 단체 스포츠에서 김연경 선수는 연아 선수 이상으로 국적에 발목 잡힌 선수"라며 "배구 전문가들은 미국, 일본, 브라질, 러시아, 세르비아, 중국 등 메달권 국가에 김연경이 있다면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금메달 딸 거라고 예상한다. 이게 한국배구 특히 여자배구가 겪는 현실이다. 그나마 핸드볼은 '우생순(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덕에 조명 받지만 여자배구는 연경 선수 없었다면 더 암울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모든 체육협회가 양궁만 같다면…"이라고 전했다.
정유진 인턴기자 icamdyj7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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