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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의 리우 톡]축구 이긴 브라질이 마라도나 응원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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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 비하내용의 응원가, 브라질 축구 팬들에게 '인기'

[김흥순의 리우 톡]축구 이긴 브라질이 마라도나 응원가를?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올림픽 축구대표팀 승리에 기뻐하는 브라질 관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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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축구의 심장' 마라카낭 경기장에 갔습니다. 18일(한국시간) 이곳에서 열린 브라질과 온두라스의 남자축구 4강전을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7일 오후 1시. 수요일 낮 시간임에도 7만여 관중석에 빈자리가 드물었습니다. 노란 옷을 입은 팬들이 경기 시작 전부터 파도타기를 하고 휘파람을 불며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브라질은 4강전에서 온두라스를 상대로 줄곧 우세한 경기를 하며 6-0으로 이겼습니다. 경기 시작 14초 만에 나온 네이마르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관중들은 골 잔치가 벌어질 때마다 큰 함성과 함께 열광했습니다. 종료 휘슬이 울리고 경기장 밖으로 향하는 통로에서 한바탕 축제가 열렸습니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응원가를 부르고 환호하는 브라질 팬들입니다.


네이마르를 보기 위해 서둘러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으로 향하던 순간 그들이 부르는 응원가에서 낯익은 단어를 들었습니다. '마라도나'. 아르헨티나의 축구 스타입니다. 순간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사람들이 모인 곳으로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여러 번 반복하는 응원가에 또렷이 들리는 이름, 마라도나가 맞았습니다.

의아해서 지나가는 브라질 사람에게 물었습니다.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로 일하는 줄리아나씨가 웃으면서 얘기해줍니다. "브라질 팬들이 아주 좋아하는 응원가"라고요. 알고 보니 마라도나를 비하하고 브라질 축구의 우월함을 자랑하는 내용입니다. 가사를 적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줄리아나씨가 포르투갈어로 쓴 가사에는 '축구황제' 펠레도 나옵니다. 포르투갈어로 1000골을 뜻하는 'mil gols', 그리고 유일하다는 뜻의 'so '와 '펠레(Pele)'. 다음으로 '마라도나(Maradona)'라는 이름과 냄새를 맡는다는 뜻의 'cheirador'가 등장합니다. 즉, "1000골을 넣은 유일한 선수는 펠레, 마라도나는 냄새를 맡는 개(비하하는 뜻)"입니다.


마라카낭은 펠레와 인연이 깊습니다. 1957년 7월 7일 이곳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경기를 통해 브라질 대표로 데뷔했고, 1969년 11월 19일 산투스 소속으로서 개인통산 1000호 골을 넣었습니다. 브라질 팬들에게 마라도나는 마약을 복용한 전력이 있는 선수일 뿐입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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