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읽다]'알레르기의 비극적 행진'

초등학생 식품알레르기 유병률 증가→천식·비염·아토피 위험 높아져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서울지역 초등학생의 식품알레르기 진단 유병률이 지난 20년 동안 거의 50%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식품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초등학생이 아토피 피부염을 함께 가질 가능성은 식품알레르기가 없는 학생과 비교했을 때 4.3배에 달했습니다.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이 1995∼2012년 5년 단위로 서울에 거주하는 6∼12세 초등학생 서울지역에 거주하는 6세부터 12세 사이의 초등학생 약 3만명의 식품알레르기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습니다.

홍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보면 서울지역 초등학생의 식품알레르기 진단 유병률은 1995년 4.6%에서 2000년 5.2%, 2005년 6.4%, 2008년 5.5%, 2012년 6.6%로 증가했습니다.

식품알레르기를 가진 초등학생은 식품알레르기가 없는 학생에 비해 천식 진단 가능성은 2.2배, 알레르기 비염 진단 가능성은 1.9배, 아토피 피부염 진단 가능성은 4.3배 높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홍 교수팀은 "부모의 알레르기 진단 내력, 1세 이전의 항생제 사용, 1세 이전에 가정에서 곰팡이 노출 등도 초등학생의 식품알레르기 진단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내에서 식품알레르기 유병률이 매년 증가하는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홍 교수는 "국내 어린이의 천식·알레르기성 비염·아토피 피부염 등 다른 알레르기 질환의 유병률이 늘어나는 것은 확인되고 있다"며 "'알레르기 행진'으로 통하는 알레르기 질환의 순차적 발생과정을 고려하면 알레르기 질환 발생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식품알레르기 유병률 증가에 대한 설명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초등학생 등 어린이의 식품알레르기 유병률이 해마다 증가하는 것은 서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에서 1988∼2001년 40만 명의 어린이를 조사한 20개 연구논문을 메타(meta)분석한 결과 식품알레르기 유병률은 10년에 1.2%씩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