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서울 성북구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지난 11일 동네 디지털플라자에 '갤럭시노트7' 블루 코랄 모델을 사전 예약하러 갔다가 발길을 돌렸다. 블루 코랄 모델을 신청할 경우 사전 구매 고객에게 증정하는 스마트밴드 '기어핏2'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안내를 받았기 때문이다. 기어핏2는 오는 23일까지 개통을 완료해야 받을 수 있지만, 앞선 신청자가 워낙 많아 그 때까지 물량 확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설명이었다.
A씨는 "매장에서는 지금 신청해도 기어핏2 증정 혜택을 확실히 받을 수 있는 골드 플래티넘과 실버 티타늄은 어떤지 의사를 물었으나, 블루 코랄이 내 취향이라 좀 더 고민을 해보기로 했다"며 "휴대폰을 갤럭시노트7으로 바꾸는 건 결정했지만, 그 중 가장 맘에 드는 블루를 기어핏2 증정 혜택을 못 받을 가능성을 안고 살지, 2순위인 실버를 구매할지를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가 기대를 넘어서는 '예약 대란'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전자·이통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의 예약 판매 성적은 현재 30만대를 넘어섰다. 전작인 '갤럭시노트5'뿐만 아니라 '갤럭시7 흥행'의 시작이었던 '갤럭시S7' '갤럭시S7 엣지'의 예약판매 성적 역시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이는 갤럭시노트7의 사전 구매 고객에게 기어핏2 등 눈길을 잡는 증정품을 안겨주는 데다, 통상 출시일 공시되던 이동통신사별 공시지원금도 사전에 공개된 영향이다. 이에 따라 실 구매가를 정확히 따져보고 자신에게 맞는 조건을 갖춘 곳에서 예약을 하는 고객이 늘었다.
업계에서는 통상 사전 구매시 이동통신3사를 통해 모두 예약을 한 후, 출시일 공시되는 지원금을 보고 한 곳으로만 결정하던 '허수' 역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봤다. 사전 예약자의 70~80%는 실 구매를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효자 컬러는 '블루 코랄'이다. 전체 사전 예약 물량 중 블루 코랄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40~45%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골드 플래티늄과 실버 티타늄은 각각 27~30% 가량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마케팅을 진행할 때 앞세워 미는 메인 컬러가 블루 코랄인 데다, 전작에서는 없었던 새로운 컬러"라며 "출시 시기에 맞는 계절감도 갖고 있는 컬러라 소비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유통 라인 별로 갤럭시노트7 출시 초반 블루 코랄 물량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 유통점 관계자는 "16일부터 갤럭시노트7 제품이 유통망에 깔리는데, 각 매장 별로 어떤 컬러가 얼마나 들어갈지에 대한 얘기가 아직 없어 애가 탄다"며 "잘 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예약 판매 상황이 좋아 사전 예약 고객들에게 사은품 증정 개통일까지 제품을 맞춰 제공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네덜란드는 출시시기를 다음 달 2일에서 9일로 일주일 연기한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높은 수요에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한 데 따른 결과다. 앞서 삼성전자 말레이시아도 "갤럭시노트7의 성공적인 글로벌 공개에 따라 삼성전자는 현재 공급 부족 사태를 빚고 있다"며 "출시시기를 9월로 재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캐나다도 "갤럭시노트7의 사전 판매가 대단하다"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노트7은 홍채인식, 방수·방진 등이 적용되고 S펜의 기능을 향상시켰으며 오는 19일부터 글로벌 시장에 순차 출시된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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