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서 자동차 관련 특허출원
룸미러 카메라, 심전도 측정하는 운전대, 인장력 측정하는 안전벨트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운전자의 표정과 생체 정보를 분석해 안전한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동차. 운전자의 상태가 좋지 못할 경우 잠시 쉴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생체정보를 운전자의 스마트기기와 공유해서 관리하는 자동차. 삼성전자가 안전하고 똑똑한 '닥터카(Doctor Car)'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
16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에서 자동차에 사용되는 IT(정보기술) 부품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출원한 특허는 총 3가지로, 모두 자동차가 운전자의 상태를 인식하고 운전자 정보를 얻는 것과 연관돼 있다.
첫번째는 룸미러에 부착하는 카메라 모듈에 대한 특허다. 자동차를 운전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운전자는 룸미러를 바라보게 된다. 이 점을 활용해 룸미러에 달린 카메라로 운전자를 인식하고 운전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도 룸미러에 카메라를 부착하는 경향이 또렷해지고 있다. 도로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자율주행에 카메라를 사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출원한 특허는 룸미러에 달린 카메라 방향이 운전자를 향하고 있다는 것이 특이하다. 운전자의 눈의 열림 상태와 얼굴 방향 등을 감지해 운전자가 졸음 운전이나 곁눈질을 하면 경고음으로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다.
운전대에 부착된 심전도(ECG) 측정 장치에 관한 특허도 눈길을 끈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운전자의 심전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는 모바일 기기와 연결돼 문제가 생길 징후가 감지되면 즉시 의료기관에 통보된다.
안전벨트를 통해 운전자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해서도 특허를 출원했다. 인장력을 통해 운전자의 허리치수, 체지방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해 운동 모니터링과 개인별 건강관리까지 책임질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인 바이오센서(프로세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심장 박동, 지방량 체크, 체온 측정 등이 가능한 칩을 생산해 IT기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생체정보를 인식하는 칩, 센서 등에 삼성전자가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닥터카' 시대에 대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앞으로 운전자의 생체 상태를 파악하는 기술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이 커지고는 있지만 자율주행과 수동주행 모드를 번갈아가며 사용하는 경우 운전자가 정상적인 상태인지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외에도 일본, 유럽 등의 완성차 업체들도 운전자 모니터링 기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며 "이른바 '닥터카'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지적재산권(IP) 전문 사이트인 IP워치도그가 상위 20개 기업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미국 특허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9%를 보유해 8위를 차지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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