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네번 체온 재고 수면실 운영도
찜통 더위에 공장 근로자 '더위 식히기' 총력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조선업계가 고강도 구조조정에 연일 치솟는 찜통 더위까지 맞서며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있다. 조선소는 선박 건조작업이 대부분 옥외에서 이뤄지는데다 용접작업 등 화기를 많이 다루다보니 뜨거운 여름이 가장 고되다. 무거운 보호장구를 갖추고 쉽게 달궈지는 철판 위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체감 온도는 40도를 훌쩍 넘기기 십상이다.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점심시간 연장, 쿨링조끼 착용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현장의 찜통더위를 식히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매일 온도를 측정해 28.5도를 넘으면 30분, 32.5도를 넘으면 1시간씩 점심시간을 연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혹서기 기간 중 기온과 관계없이 점심시간을 30분 늘렸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기온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점심시간을 늘려 더위를 피하도록 하고 있다.
탈수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냉방기기도 가동한다. 조선업체들은 제빙기와 정수기, 에어컨과 옥외 에어컨은 스폿쿨러 등을 가동해 현장의 열을 식히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체온을 내려주는 냉풍조끼를 현장에 지급했다.
철강·정유 등 다른 제조업계 역시 폭염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7월 중순부터 한달 간 수면실을 운영하고 있다. 사내 생활관 20실을 수면실로 개방해 혹서기 교대 근무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수면실은 야간조의 근무 시간을 고려해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는 하루 평균 15명으로 직원들의 호응도가 높다.
고열작업장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순회진료도 실시한다. 진료팀은 주 2~3회 직접 현장을 방문해 건강상태를 상담하고 의약품을 처방한다. 운전실과 고열작업장 등 현장에는 1000여개의 제빙기와 냉온수기가 비치돼 있어,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놨다. 부서별로 얼음, 수박화채, 보양식 등도 챙긴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 현장에서는 울산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밀폐공간 작업을 중단시킨다. 작업이 꼭 필요한 경우에는 아이스조끼와 냉패드가 부착된 냉방복을 지급해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지나치게 많은 땀을 흘려 탈진하는 일이 없도록 음수대와 식염(소금이 들어간 알약)도 비치했다. 작업자수도 기존보다 늘려 근로자들이 휴식을 충분히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흘러내리는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현장 근로자들의 건강이 최우선돼야 한다"며 "폭염이 생산성 저하와 안전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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