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첫날 공동 9위, 프레이저 8언더파 깜짝선두, 왕정훈 1언더파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자신감이 생겼다."
한국의 에이스 안병훈(25ㆍCJ그룹)이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무난하게 출발했다. 12일 새벽(한국시간) 브라질 바하 다 치주카 올림픽골프장(파71ㆍ7128야드)에서 끝난 남자 골프 1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작성해 공동 9위에 포진했다. 마커스 프레이저(호주)가 8언더파를 몰아쳐 깜짝선두, 올림픽랭킹 2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이 3타 차 공동 2위(5언더파 66타)에서 추격하고 있다.
버디 7개를 솎아냈지만 보기 4개가 아쉬웠다. 페어웨이와 그린을 각각 세 차례씩만 놓치는 정교한 샷이 빛을 발했지만 퍼팅을 포함한 쇼트게임에서 '2%'가 부족했다.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회 이후 무려 112년 만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번 대회 첫 조로 출발해 1번홀(파5) 보기와 2번홀(파4) 버디 등 모든 스코어가 올림픽 첫 보기와 버디 등 진기록이 됐다는 게 재미있다.
전반 3, 5, 8, 9번홀에서 4개의 버디를 보태 4언더파를 질주하다가 후반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오히려 1타를 까먹었다. 안병훈은 "태극마크를 달고 나라를 대표해서 그런지 유독 긴장을 많이 했다"며 "퍼팅 등 아직은 적응이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샷 감각이 좋았다"고 했다. "(최경주) 감독님이 메달 냄새가 난다고 힘을 실어줬다"며 "마지막까지 차분하게 플레이하겠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안병훈이 바로 올림픽서열 10위, 한국의 유력한 금메달 도전자다. 아버지 안재형이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동메달, 어머니 자오즈민이 중국대표로 나서 여자복식 은메달과 단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남다른 '올림픽 DNA'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안재형은 특히 한국 탁구 남자 대표팀 코치를 맡아 이번 리우원정길에 동행하고 있다. "아버지와는 시합 전 통화를 하지 않았다"며 "우리 모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왕정훈(21)은 공동 17위(1언더파 70타)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버디 3개를 잡았지만 13번홀(파4)의 더블보기에 발목이 잡혔다. "두번째 샷에서 3번 아이언을 선택했는데 뒤땅이 나면서 러프로 들어갔다"고 입맛을 다셨다. "올림픽이라는 느낌이 설렘과 동시에 부담이 됐다"는 왕정훈은 "내일은 스코어를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16언더파 이상은 쳐야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4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터뜨려 112년 만의 올림픽 골프를 자축했다.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곁들여 공동 4위(4언더파 67타)에서 '금메달 진군'을 시작한 상황이다. 매트 쿠차(미국)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또 다른 월드스타들이 공동 11위(2언더파 69타)에 올라 속속 선두권에 집결하고 있다. 1위 버바 왓슨(미국)은 그러나 2오버파의 난조로 공동 42위로 밀려 체면을 구겼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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