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러프 없는 모래벨트 스타일, 강풍이 변수, 막판 16~18번홀이 승부처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올림픽골프장이 너무 쉽다고?"
전장이 짧고, 페어웨이가 넓다는 게 출발점이다. 하지만 변수가 많다. 길 핸스가 이번 리우올림픽을 위해 새로 조성했기 때문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서쪽 바하 다 치주카에 있다. 환경단체와의 법적 소송, 2개의 큰 연못으로 인한 지카 바이러스 위험성 등 악재를 딛고 만들었다. 그래서 일단 생소하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철저하게 분석한 자료를 통해 금메달을 따기 위해 반드시 알아둬야 할 것들을 살펴봤다.
우선 모래 지반이라 나무와 러프가 없다. 무더기 언더파가 점쳐지는 이유다. 곳곳에 워터해저드를 배치했고, 벙커가 79개나 되지만 선수들에게 위협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스코틀랜드의 캐슬스튜어트에서 영감을 받아 골프장을 만들었다"는 핸스는 "러프가 없는 만큼 공이 떨어진 뒤 엄청난 속도로 구를 것"이라며 "물이나 벙커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모래벨트 스타일(Sandbelt style)이라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링크스 냄새가 난다. 나무와 모래 등 환경이 비슷한 호주의 멜버른골프장을 롤 모델로 삼았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내가 선호하는 호주의 샌드벨트"라며 "완전 개방되고, 광활한 느낌"이라고 오히려 반가워했다. 다만 벙커의 모래가 3개 타입이라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벙커마다 모래의 성질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화두는 바람이다. 올림픽코스를 테스트한 지난 3월에는 바람이 없었지만 남반구의 겨울철로 접어드는 8월에는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 이변이 없다면 선수들은 강한 바람과 싸워야 한다. 전문가들이 디오픈을 제패한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을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는 까닭이다. 핸스 역시 "바람을 극복하는 게 관건"이라며 "바람이 없다면 좋은 스코어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71에 남자는 7128야드, 여자는 6245야드로 세팅된다. 남자의 경우 412야드 이하의 파4홀이 4개, 나머지 5개의 파4홀도 479야드를 넘지 않는다. 남자와 여자가 같은 클럽을 잡고 공략할 수 있는 홀 세팅이 특징이다. 그렇다고 남녀 선수들의 '랜딩존(landing zones)'이 같다는 의미는 아니다. 남자는 대다수 홀들을 웨지로 공략해 핀을 직접 노릴 수 있다.
막판 16~18번홀이 승부처다. '버디-버디-이글'로 승부가 뒤집힐 수 있다. 16번홀(파4)은 303야드(여자 264야드), '1온'이 가능하고, 17번홀(파3)은 아마추어골퍼도 쉽게 핀을 조준할 수 있는 133야드(여자 120야드)다. 18번홀(파5)은 571야드(여자 509야드)로 무조건 '2온'을 시도해 이글을 꿈꾸는 홀이다. 핸스는 "위험을 극복하면 보상이 있다는 시나리오"라고 강조했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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