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랭킹 10위 한국의 에이스, 남다른 '올림픽 DNA', 왓슨과 스텐손도 우승후보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세계랭킹 33위, 올림픽 서열은 10위.
한국남자골프의 '에이스' 안병훈(25ㆍCJ그룹)이다.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바하 다 치주카 올림픽골프장(파71ㆍ7128야드)에서 개막하는 리우올림픽 '금메달'을 정조준했다. 지난해 유러피언(EPGA)투어 메이저 BMW PGA챔피언십을 제패해 월드스타로 떠오른 선수다. 올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취리히클래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림픽 DNA'부터 남다르다. 바로 '탁구커플' 안재형과 자오즈민의 아들이다. 아버지는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동메달, 어머니는 중국대표로 나서 여자복식 은메달과 단식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사람은 특히 1986년 아시안게임에서 만나 한국과 중국의 수교 전인 1989년 결혼해 국경을 초월한 사랑이야기로 화제가 됐다. 안재형은 더욱이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한국 탁구 남자 대표팀 코치를 맡아 지도자로 출전한다.
1991년 서울에서 태어나 7살 때 아버지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가면서 골프와 인연을 맺었고, 2005년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건너가 본격적인 골프수업을 시작했다. 안재형이 2007년 대한항공 탁구팀 감독을 1년 만에 그만둔 것도 이 때문이다. 2010년 UC버클리에 진학했다가 1년 뒤인 2011년 프로로 전향해 2012년부터 EPGA투어 챌린지투어(2부 투어)에서 경험을 쌓았다.
올 시즌은 미국으로 영역을 넓혔다. 무엇보다 186cm에 96kg의 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거리포가 위력적이다. PGA투어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부문 26위(299.6야드), 내로라 하는 장타자들과 견주어도 절대 밀리지 않는다. 3번 우드로 300야드를 날릴 정도다. 작은 공을 잘 다루는 부모의 혈통을 물려받아 그린 주위에서의 쇼트게임 능력 역시 탁월하다.
안병훈에게는 이번 올림픽을 위해 새로 조성된 코스가 해풍이 강한 링크스코스 스타일이라는 게 오히려 반갑다. EPGA투어에서 서로 다른 수많은 공략법 경험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따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을 꼭 따고 싶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국은 왕정훈(21)이 뒤를 받치고 있다. 지난 5월 하산2세트로피와 모리셔스오픈에서 EPGA투어 2연승의 개가를 올려 한 방이 있다.
제이슨 데이(호주)와 더스틴 존슨,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세계랭킹 '톱 4'가 불참을 선언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올림픽랭킹 1, 2위 버바 왓슨(미국)과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으로 압축됐다. 전문가들은 특히 스텐손의 우세를 예상하고 있다. 145번째 디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일궈낸데 이어 마지막 메이저 PGA챔피언십 공동 4위 등 요즈음 가장 '핫(HOT)'한 선수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드림팀이다. 왓슨(1위)을 비롯해 리키 파울러(3위), 패트릭 리드(7위), 매트 쿠차(8위) 등 4명 모두 7월11일 기준 올림픽랭킹 '톱 10'에 진입했다. 단체전이 없다는 게 아쉬운 이유다. 여기에 '마스터스 챔프' 대니 윌렛과 저스틴 로즈(이상 잉글랜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마틴 카이머(독일) 등 '유럽의 전사'들이 가세해 모국의 명예를 위해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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