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당연히 금메달이 목표다. 매 경기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분골쇄신(粉骨碎身)의 각오로 전진하겠다.”
한국 복싱이 운명의 밤을 맞이한다. 함상명(21·용인대)은 1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센트루 6관에서 열리는 남자 밴텀급(56㎏) 32강전에서 빅토르 로드리게스(21·베네수엘라)와 만나 메달 사냥을 시작한다. 함상명은 유일한 복싱 대표다.
열네 살 중학생 시절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복싱에 입문한 그는 경기가 있는 날에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전날 꼭 유니폼을 입고 잠든다. 함상명은 “경기 시작 전에는 상대방과의 경기를 이미지 트레이닝 한다”고 했다.
그는 시상대 가장 높은 위치를 원한다. 함상명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승리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원래 눈물을 잘 흘리지 않는 편인데 시상식 때 애국가가 흘러나오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라”며 좋은 기억을 떠올렸다.
극적인 드라마는 올림픽 전부터 써내려갔다. 남자 56㎏급에서 선발전을 통과한 선수 한 명이 포기하면서 세계랭킹 3위 함상명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첫 상대 로드리게스는 만만치 않다. 함상명은 지난달 6일 베네수엘라의 바르가스에서 열린 올림픽 선발전 8강에서 이브라힘 괵첵(28·터키)에게 0-3 판정패했다. 로드리게스는 그런 괵첵을 3~4위 결정전에서 2-0으로 꺾었다. 하지만 박시헌 복싱대표팀 감독(51)은 “충분히 해볼 만한 상대들"이라고 했다.
한국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페더급의 조석환(37·동메달),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웰터급의 김정주(35·동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라이트급의 한순철(32·은메달)이 메달의 명맥을 유지해왔다. 함상명을 지도하는 박 감독은 1988년 서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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