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입구 ~ 본관 70m 수세미 등 녹색식물 심은 식물터널 조성... 청사 내 사무실 복도와 중간 계단에도 식물 식재 ... 올 6월 4곳의 주민센터 건물 외벽 창, 식물로 덮는 녹색커튼 사업 시범실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노원구(구청장 김성환)가 구청과 주민센터에 넝쿨 식물을 활용한 ‘녹색 커튼’ 사업을 펼쳐 녹색 도시를 만들어가고 있다.
노원구청을 방문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넝쿨터널’이다. 한여름 햇빛과 바닥의 열기로 인해 흐르는 땀을 닦으며 구청을 방문한 고객에게 울창한 녹색의 넝쿨터널은 도심의 오아시스다.
터널은 지난해 7월 구청 후문에서 1층 본관에 이르는 길이 70여 m 구간에 만들었다. 나무로 만든 틀에 호박과 조롱박, 타원형의 황색 열매가 열리는 열대성 식물인 여주 등 넝쿨식물이 한데 모여 울창한 터널 숲이 완성됐다. 터널은 사진 촬영 장소로도 인기다.
안에서 사진을 찍으면 마치 숲속에 온 듯 온통 녹색천지다. 게다가 터널 위에는 주렁주렁 조롱박이 매달려 있고 벽면에는 둥근 호박이 이파리 사이에 숨어 있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간혹 아이들이 호기심에 호박 등을 따기도 하지만 텃밭도 아닌 곳에서 자라는 호박이 아이들에겐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구청 내부도 마찬가지다. 5층은 아예 복도 전체 벽을 식물들이 덮고 있다. 그리고 각층의 중간 계단 구석에도 식물들이 자란다. 식물들이 좋은 공기를 품어내니 청사 내 공기 정화에도 한 몫하는 것은 당연하다.
구는 또 건물 단열과 미관 개선을 위해 중계2.3동과 상계2동, 상계3.4동, 상계10동 등 네 곳의 주민센터에도 시범적으로 녹색커튼을 조성했다. ‘고야’라는 식물이 바닥에 설치된 큰 원형의 화분에서부터 일정 간격으로 묶어 놓은 줄을 감아 올라가며 자라는데 점차 이파리가 넓어져 우산처럼 햇빛을 가려준다.
상계2동 주민센터 박정원 주무관은 “여름엔 강렬한 햇빛이 들어와 눈이 부시고 후덥지근했다”면서 “요샌 녹색의 이파리들을 보면 눈의 피로가 풀리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실내 온도도 2~3도 내려가면서 에너지 절약은 물론 근무환경도 좋아졌다고 한다.
이밖에 구는 도시 농업을 통한 도시녹화 사업의 하나로 지난해부터 ‘1가구 1텃밭 가꾸기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올해 텃밭 26만5000㎡를 추가로 조성, 모두 39만6000㎡의 녹색 공간을 만들었다. 전 구민이 이 사업을 통해 이웃ㆍ세대 간 소통을 확대하고 동시에 건전한 여가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김성환 구청장은 “‘생각은 지구적으로 실천은 지역에서’라는 말처럼 기초단체에서부터 실천하는 친환경 운동이 지구온난화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작은 씨앗이 되기를 기대한다”면서 “팍팍하고 경제여건도 어려운 요즘 이러한 녹색식물들이 구청과 주민센터를 방문하는 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풀어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고 말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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