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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캠핑族의 그늘]힐링캠프는 커녕 쇼잉캠프만…짐싸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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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성장 멈춘 6000억 캠핑시장
20종 넘는 장비·SUV 등 기존 캠핑문화에 피로감
캐러밴族·개별 백패킹族으로 분화…캠핑카 렌트도
메르스·캠핑사고 등 잇단 악재…코베아, 매출 반토막


[500만 캠핑族의 그늘]힐링캠프는 커녕 쇼잉캠프만…짐싸는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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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급히 먹는 밥이 목이 멘다"고 했던가. 2008년부터 전 세계에 몰아친 경기 침체기에도 불황을 모르고 양적 성장을 지속한 캠핑산업이 최근 성장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부터 잇달아 안전사고가 발생한 데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코베아, 콜맨 등 대표적인 캠핑 브랜드 실적도 뒷걸음질 쳤다. 유행을 따라 캠핑용품 브랜드를 내놨던 아웃도어들은 잇달아 사업을 접었다.

28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캠핑을 즐기는 인구는 2011년 60만명에서 2014년 300만명으로 늘었다. 2008년 200억원 규모였던 캠핑시장은 2014년 6000억원으로 급격히 커졌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주 5일제 도입으로 여가 시간이 늘면서 사람들은 주말이면 캠핑 장비를 싣고 떠났다. 캠핑 열풍에 합류하기 위해 기업들은 너도나도 캠핑용품 구색 갖추기에 나섰다. 국내 캠핑시장을 주도하는 코베아는 2013년에 매출액 295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캠핑 열풍은 최근 시들해졌다. 기존 캠핑용품 업체가 물량 생산을 대폭 늘렸고, 노스페이스ㆍ네파ㆍ밀레ㆍ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브랜드가 캠핑용품 사업을 시작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세월호 사건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등이 겹치면서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사람들로 인해 기업들은 재고 부담이 커졌다. 온라인 마켓과 전문 매장 등에서 같은 제품을 각각 다른 가격으로 팔기 시작했고 캠핑 문화 전도사 역할을 한 캠핑용품 전문 편집숍이 고스란히 피해를 봤다. 제조사가 온라인 마켓에서 가격 후려치기를 시도하면서 편집숍도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격을 낮췄고,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폐업으로 이어졌다.


제조사 실적도 악화됐다. 코베아는 지난해 매출액 203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보다 17.6% 줄었다. 영업이익은 반 토막 났다. 후발주자인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조용히 캠핑용품 사업을 접었다. 네파, 밀레, 노스페이스 등은 올해부터 캠핑용품 생산을 중단했다. 캠핑계의 명품으로 불리던 스노우피크도 최근 대형마트에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고가 정책을 유지한 스노우피크는 마트와 오픈마켓 등에서 제품을 판매하지 않았으나 최근 편집숍이 문을 닫아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몸값을 낮췄다.


소비 중심의 캠핑문화도 한계에 달했다. 인간과 자연의 교감을 통한 휴식이라는 캠핑의 기본 목적을 상실한 채 사람들은 보여주기식 장비 경쟁을 우선순위에 뒀다. 와인이 한창 인기였던 시절에 비싼 게 맛있는 와인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형국이다.


캠핑을 즐기려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필수라는 말이 오갈 정도로, 사람들은 장비부터 사들였다. 텐트, 그늘막, 의자, 램프, 키친테이블, 식사테이블, 그릴 등 챙겨 가는 장비만 20개가 넘는다. 캠핑 장소에서 짐을 옮기고, 장비를 설치하는 데 족히 2~3시간 걸린다. 숙박을 위한 텐트부터 취사도구 등 모든 캠핑장비를 갖춰야 하는 전통캠핑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늘면서 캠핑시장은 양극화됐다. 편의성에 중점을 둔 사람들은 캠핑카와 캐러밴으로 이동하는 한편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개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백패킹으로 눈을 돌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캠핑카 수는 10년 사이 20배 이상 증가했다. 2007년 346대에 불과했던 캠핑카는 고가임에도 올해 6월 말까지 6768대로 늘었다. 현대자동차의 쏠라티 캠핑카의 가격은 1억990만원이다. 캠핑카를 구매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캠핑카 렌트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가격은 1박2일 기준 15만~45만원 수준. 온라인을 통해 쉽게 예약할 수 있다.


간편 나들이 캠핑족이 늘면서 캠핑용품 브랜드의 무거운 장비 대신 저렴한 마트 용품 판매가 늘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캠핑용품 매출을 2010년과 비교해 본 결과 침낭ㆍ테이블 등 캠핑퍼니처용품은 367%, 쿨러백ㆍ랜턴 등 캠핑소품은 789% 성장했다.


개성을 추구하는 사람들 덕분에 특성화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도 성장하고 있다. 초경량 의자로 유명한 헬리녹스는 매출액이 2013년 60억원에서 지난해 200억원을 기록했다. 라제건 동아알루미늄 사장의 아들이 설립한 이 기업은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캠핑 업계 관계자는 "한 브랜드에서 모든 캠핑도구를 구매하는 시대는 지났기 때문에 기업들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으로 세분화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시장이 발전하려면 캠핑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부터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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