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이 만든 '생명안전장치'에 눈길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발명은 하루아침에 '뚝딱하고' 나오는 게 아닙니다. 불철주야, 365일 동안 '끙끙거린다'고 만들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 생활에서 구체적 경험을 통해 언뜻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발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 이 같은 아이디어를 직접 실천해 눈길이 쏠립니다.
충북의 남평초등학교 6학년인 남궁성윤 학생은 어느 날 특별하면서 잊히지 않는 경험을 했습니다. 집에서 스마트폰 충전을 위해 무심코 수족관 산소 공급장치의 플러그를 뽑은 것이죠. 별 관심 없이 그렇게 했습니다. 문제는 이후에 터졌습니다. 산소 공급장치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자 수족관에 있던 열대어가 죽어버렸습니다. 어느 집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낭궁성윤 학생도 처음엔 놀랐겠죠. 이후 남궁성윤 학생은 생각을 이어갔습니다. 남궁성윤 학생은 수족관의 플러그가 아니라 이 플러그가 만약 중환자 생명장치를 위한 플러그였으면 하는 생각으로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중환자의 생명장치 플러그였으면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죠. 남궁성윤 학생은 이를 토대로 '생명을 지키는 안전장치' 개발에 나섭니다. 뼈아픈(?) 경험을 통해 새로운 발명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죠.
생명과 관련되는 플러그는 절대 뽑히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먼저 합니다. 열쇠를 이용해 플러그가 콘센트에서 빠지지 않게 잠글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생명과 직결되는 소중한 플러그이기 때문에 절대 뽑히면 안 된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여러 가지 상황으로 플러그의 잠금장치가 풀릴 수 있습니다. 잠금 장치가 풀리면 경고음을 발생해 즉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 장치에 '점자안내기능'을 넣어 장애인에 대한 배려도 추가했습니다.
남궁성윤 학생의 발명은 산소호흡기, 중증환자 감시장치와 같이 병원에서 환자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의료장비에 적용하면 불의의 사고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나의 경험을 통해 과학적 사고를 넣었고 '신선한 발명품'을 만드는 곳까지 나아갔습니다.
남궁성윤 학생의 '중환자 생명유지를 위한 안전 잠금 콘센트와 플러그' 작품이 '제38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작은 일상생활의 경험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곳까지 이어간 참신한 작품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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