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송언석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추가경정예산(추경)에다 재정이 더 보강되면 성장률이 (0.1∼0.2%포인트보다) 더 올라가는 효과가 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 차관은 추경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지난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사전 공식브리핑에서 추경의 기대효과를 이같이 설명했다.
정부는 11조원 규모의 추경 외에도 기금운용계획 자체변경, 정책금융 확대 등으로 총 28조원 이상의 재정보강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추경을 편성하고도 불용액이 많았다는 지적에 박춘섭 기재부 예산실장은"추경 대상산업을 지정할 때 그 점을 많이 고려했다"며 "올해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없어서 이월되는 금액은 그렇게 많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만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데 대해 기재부는 초과 세수를 잘못 추정해 세수 결손이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추경 브리핑 일문일답
☞고용조정 인원을 산출한 근거는.
▲(송 차관) 업계에서 약 5만명 가까운 실직자가 생긴다고 전망한 수치를 받았다. 대형 조선 3사뿐 아니라 중소 조선사 11개 회사도 포함했다.
☞이번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에 현금 출자하면 (지난 6월 발표한 산업ㆍ기업구조조정 추진계획 중) 정부가 9월 말하기로 한 수은에 대한 1조원 규모의 현물 출자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이번 출자 이후 내년 예산에도 현금 출자분이 반영되나.
▲ (송 차관) 애초 출자계획 발표할 때에는 추경 계획이 없었을 때다. 추경을 편성하기로 하면서 당장 급한 현금 출자 먼저 하게 됐다. 필요하면 내년에 추가 출자할지는 내부적으로 검토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관공선 발주에 1000억원을 쓴다고 했는데, 규모가 너무 작은 것 아닌가.
▲ (송 차관) 올해 61척을 신규 발주하지만 당장 하반기에 설계와 일부 착공만 해서 들어갈 돈은 그다지 많지 않다. 앞으로 몇 년간 배를 건조하는 기간까지 고려하면 총 사업비 규모는 1조4000억원이다. 조선업에 그만큼 일감, 수입이 생기는 것이니 도움이 될 것이다.
☞올해 예상 세수증가분을 9조8000억원으로 가정한 근거는. 세수 전망이 틀릴 가능성은.
▲ (안택순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 작년에 보수적으로 세입예산을 편성한 점과 올해 1∼5월 세수 실적이 호조를 보인 면을 고려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세수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 산업 구조조정, 내수 부진, 대외 불확실성 확대 등 하반기엔 세수 증가세가 꺾일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세수 결손이 발생해 예산 집행에 차질이생기지 않도록 세수 감소 폭을 고려해 세입 증가가 확실시되는 금액만 경정했다.
☞추경에 따른 성장률 제고 효과(0.1∼0.2%포인트) 산출 근거는.
▲ (이호승 기재부 경제정책국장) 추경 효과를 연간으로 보면 0.3%포인트 제고 효과가 있는데, 이중 일부는 올해, 일부는 내년에 나타난다. 올해엔 대략 0.1∼0.2%포인트 중간 정도 제고 효과가 있을 것이다.
▲ (송 차관) 추경에다 10조원 수준의 재정 보강이 되면 성장률이 올라가는 효과가 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내년 본예산 규모 자체가 커져 400조원 이상으로 편성될 가능성은.
▲ (송 차관) 내년 예산 총지출 규모를 3%대로 늘려나가겠다는 방침을 말씀드렸는데, 추경을 했으니 내년 증가율은 그렇게 높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추경을 편성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올해와 내년 실업률 전망치는.
▲ (이 경제정책국장) 추경효과로 직간접적으로 6만8000명 정도 일자리가 늘어난다. 연간으로 따져보면 2만5000명 정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정보강에 의한 효과가 있으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다만 실업률 자체는 경제활동인구, 비경제활동인구 수치가 왔다갔다하는 경우가 있어서 계산하기 어렵다.
☞추경에 굳이 국채상환을 포함한 이유는.
▲ (송 차관) 국가재정법상 세계잉여금이 남으면 다음연도에 교부세 정산, 국채상환, 공적자금기금 상환 등에 30%씩 쪼개서 쓰게 돼 있다. 내년에 넘어가 국채 상환해야 할 규모가 3조원 정도 돼 있는데, 그걸 올해 추경 재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국가재정법 취지에 따라 일부를 국채상환하는 데 쓰자는 것이다. 그런데 3조원은 과도하다. 재정 당국으로서는 작년에 결산하고 남은 1조2천억 세계잉여금이 있으니 그 정도를 채무상환에 쓰는 게 적절하겠다고 판단했다.
☞1조9천억원을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으로 쓰겠다고 했는데, 교육청에서 이를 누리과정에 편성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 (송 차관) 추경으로 교육청이 얘기한 누리과정 재원 부족분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
▲ (안일환 기재부 사회예산심의관) 감사원에서 교육청 대상 감사 결과를 발표할 때 4월 1일 기준으로 2개 지역을 빼놓고는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다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2개 지역의 부족분을 합쳐도 1100억이고 전체 지역 소요는 1조1000억 수준이다. 돈이 없어서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못한다는 얘기는 더는 설득력이 없다.
☞노후저수지, 하수관거 정비 사업은 SOC 아닌가.
▲ (송 차관) 정부가 보는 SOC는 국제기구 재정지출 기준에 따른 것이다. 국토교통부에서 하는 도로, 철도 사업 등이다. 예컨대 환경부에서 하는 하수관거나 생태하천 정비 사업, 교육부의 국립대 건립 사업은 SOC 성격이 있지만 각각 환경예산, 교육예산이 된다. 저수지는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에 대한 투자가 포함됐으니 농림예산으로 들어간다.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지방자치단체 소유 저수지 정비는 국민안전처 사업으로 안전예산이 된다.
☞산은 지원액이 없었다가 갑자기 4000억원이 들어간 배경은.
▲ (이 경제정책국장) 산은에 들어가는 4000억원은 자본확충 수요는 아니고 기업투자 촉진 등 정책금융 지원 활성화 차원이다. 수은 출자와는 성격이 다르다.
☞구조조정 대책 발표 때 조선사에 대한 추가 지원은 없다고 밝혔는데, 선박 신규 발주는 부실기업을 연명하게 하는 조치 아닌가.
▲ (박 예산실장) 선박 발주는 중소 조선소를 대상으로 한다. 문제가 되는 대형조선소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추경을 편성해놓고도 불용액이 많다는 지적이 있는데.
▲ (박 예산실장) 추경 대상산업을 지정할 때 그 점을 많이 고려했다. 어떤 사업을 하면서 계약을 하고 중간 점검 후 잔금을 주는데, 예컨대 총사업비 100이 드는 경우 80은 올해 집행하고 내년에 사업비 20을 집행하면 추경에는 80% 수요만 담도록 했다. 이번엔 SOC가 없어서 이월되는 금액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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