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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대박’ 진경준 검사장, 피의자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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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넥슨 주식 시세차익 등 부정하게 자산을 늘린 의혹을 받고 있는 진경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49·검사장)이 검찰에 출석했다.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14일 진 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서초동 검찰청사에 나온 진 검사장은 “그간 과오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진실을 밝히지 않은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이미 자수서를 제출했고, 조사과정에서 사실대로 모두 밝히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진 검사장을 상대로 넥슨 주식 거래 경위와 함께 고급 승용차 제공 등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을 추궁할 방침이다. 진 검사장은 전날 오전 ‘넥슨 주식 매입자금은 창업주인 대학동창 김정주 NXC 회장(48)이 줬다’는 취지의 자수서 형식의 자료를 검찰에 제출했다.


진 검사장은 2005년 4억2500만원에 넥슨 비상장 주식 1만주를 사들여 이듬해 이를 10억여원에 넥슨 측에 팔고 넥슨재팬 주식으로 되샀다. 진 검사장은 2011년 일본 증시 상장으로 가격이 뛴 해당 주식을 지난해 처분해 120억원대 시세차익을 거뒀다.

올해 3월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당시 주식 처분이익을 포함 156억여원으로 법조분야 1위에 오르며 매입자금 출처가 논란이 되자 그는 거짓 해명을 거듭했다. 당초 ‘개인자금’, 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에선 ‘개인자금에 처가의 도움이 더해진 돈’, 이후 계좌추적으로 넥슨의 송금 사실이 드러나자 ‘빌려서 갚은 돈’으로 차례로 말을 바꿨다.


검찰이 특임검사팀을 꾸려 주식거래뿐만 아니라 그의 비위를 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뒤에야 대여금 형식을 빌었을 뿐 ‘김정주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 이라고 뒤늦게 실토했다. 전날 오후 검찰에 불려와 15시간 조사 끝에 이날 오전 귀가한 김 회장 역시 “진 검사장의 주식매입 자금은 그냥 준 돈”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 돈 한 푼 안 들이고 얻은 주식이 대박이 나 부를 손에 쥔 격이다.


다만 진 검사장의 실토 배경은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시점으로 의혹을 묶어두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임검사팀도 진 검사장이 제출한 서면을 ‘자수서’가 아닌 ‘자수서 형식의 자료’로만 인정했다.


2005년 진 검사장이 받은 넥슨 주식 1만주는 ‘뇌물’이라 하더라도 공소시효(10년)가 지나 처벌이 불가능하다. 보유 주식 변경(‘넥슨→넥슨재팬) 과정에서 별다른 특혜가 없었다면 주식거래는 문제삼기 힘들어 진다. 김 회장 입장에서도 진 검사장에게 준 특혜는 ’최초 무상제공‘ 뿐이었다고 거리를 둘 좋은 빌미다. 진 검사장은 넥슨 법인이 리스한 제네시스 차량을 처남 명의로 제공받아 보유한 사실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넥슨과는 별개로 진 검사장이 직무상 부정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챙긴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모 대기업 총수 일가의 탈세 의혹을 내사 단계에서 덮어주고, 해당 대기업이 진 검사장 처남이 운영하는 청소용역업체에 최근 5년간 100억원대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진 검사장은 2009년 8월~2010년 8월 주식·탈세 관련 범죄를 주로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을 지냈다. 수사팀 관계자는 “해당 대기업 측으로부터 입장이나 자료를 전달받은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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