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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지참금 없는 처녀' 내달 27일 수원공연

돈맛에 빠져버린 사회, 그녀에겐 너무 가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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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화 인턴기자]돈과 결혼, 갈등에 대한 이야기. 아침 드라마에 끊임없이 등장하는 신파적 소재다. 동시에 결혼은 우리 일상과 떼어 놓을 수 없는 삶의 한 부분이다. 러시아 리얼리즘 시기의 대표적 극작가 알렉산드르 오스트로프스키(Aleksandr Nikolaevich Ostrovskiiㆍ1823~1886)는 이 주제를 통해 19세기 러시아의 그림자를 묘사한다.

오스트로프스키는 주로 상인ㆍ지주ㆍ관리의 탐욕과 위선을 고발하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분노와 비애를 그렸다. 그의 후기 대표작 '지참금 없는 처녀'는 물질과 향락으로 가득한 상인과 귀족 사회의 모순을 사실적으로 꼬집는다. 오스트로프스키는 작품에 일상생활의 언어와 풍습을 치밀하게 담아냈다. 뚜렷한 성격의 등장인물은 희곡의 사실성을 배가한다.


귀족 출신의 매력적인 외모와 고귀한 성정을 가진 여주인공 라리사. 그의 주변은 '괴물'들로 가득하다. 딸에게 웃음 팔기를 강요하는 어머니 오구달로바. 풋사랑 라리사를 버리고 떠났으면서 다시 찾아와 그녀를 짓밟는 옛 연인 파라토프. 자신의 허영심을 채우기에 급급한 약혼자 카란디체프. 어린 라리사를 돈으로 차지하려 드는 거상(巨商) 크누로프. 이에 동조하는 바제바토프. 이들은 그녀를 물건처럼 가지고 놀다 끝내 망가뜨려버린다.

"여주인공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가혹한 세계에 관한 이야기다. 결혼은 물질만능주의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제도다. 자본주의가 쏟아져 들어오던 19세기 러시아 사회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괴리는 크지 않다."


돈맛에 빠져버린 사회, 그녀에겐 너무 가혹한… 연출가 이상구


이상구 연출(50)이 '고전의 즐거움' 시리즈의 두 번째 공연으로 '지참금 없는 처녀'를 선택한 이유다. 이 연출은 "러시아 국립 쉐프킨 연극대학 실기 석사를 마치고 기치스 종합예술대학에서 연출을 공부했다. 러시아 유학 시절부터 느낀 '돈맛 들인 사회'의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원작의 주제를 굵고 선명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극의 길이가 길어지면 지루할 수 있어 분량은 줄였지만 각색이나 왜곡은 없다. 대신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과 장치들을 고안했다. 이상구 연출은 우선 배우들에게 배역을 체화(體化)하라고 주문한다. 각자가 맡은 인물의 호흡과 심리는 물론 무의식까지 생각하게 만든다. 그는 "이 작품을 보는 관객들이 배우들의 대사를 단순히 듣는 수준을 넘어서 이면에 숨겨진 인물들의 생각까지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연출가의 두 번째 선택은 '극단적인 말이나 몸짓'을 의미하는 '엑센트리아다(Ekstsentriada)' 기법이다. 등장인물의 대사와 행동을 극단적으로 설정한다. 이상구 연출은 "주인공을 둘러싼 나머지 인물들의 비인간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장치를 극의 포인트가 되는 부분에 적용시킬 생각이다. 예를 들면 라리사가 죽는 순간에도 살인죄를 모멸하려는 카란디체프의 행동과 같은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상구 연출은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충격'을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연극을 감상하는 일은 영화 보기와는 조금 다르다. 관객은 자기 자신을 무대라는 거울에 비춰보기 위해 간다. 관객들에게 돈에 사로잡힌 삶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싶다. 연극을 보고 난 뒤 마음의 통증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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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누로프 역의 정태진, 카란디체프 역의 조한, 라리사 역의 김도연, 바제바토프 역의 박승현 등이 주요 배역을 맡았다. 이번 작품에 참가한 배우들은 공통점이 있다. 이상구 연출이 2014년 8월 19~21일 수원시민소극장에서 공연한 연극 '그러나'에 출연하기 위해 오디션에 참가한 사람들이다. '그러나'는 소설가 홍성원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연극이다. 당시 뽑힌 사람도 있고 탈락한 사람도 있다. 모두 이상구 연출과 함께 일하고 싶어 모였다.


연극 '지참금 없는 처녀'는 오는 8월 27일부터 이틀 동안 수원청소년문화센터 온누리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이윤화 인턴기자 yh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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