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처분도 2개월여 앞으로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롯데홈쇼핑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 처했다. 검찰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칼을 겨누고 있는데다가, 강현구 대표이사는 이와 관련해 오늘(12일) 소환조사를 받는다.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데 대한 시행일도 2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검찰 및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은 12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검찰이 롯데그룹 수사에 착수한 이래 현직 계열사 대표 중 피의자로 공개 소환하는 것은 강 사장이 처음이다.
강 사장은 지난해 롯데홈쇼핑 재승인 심사 때 금품로비 등 부정한 방법으로 재승인 허가를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강 대표의 지시로 재승인 담당 임직원들이 대포폰을 사용했다는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5월27일 롯데홈쇼핑에 9월 28일부터 6개월간 매일 6시간(오전 8~11시와 오후 8~11시)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지난해 4월 채널 재승인 과정에서 배임수재와 관련된 형사처벌 대상 2명을 누락, 허위보고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롯데홈쇼핑을 둘러싼 잡음은 지난 201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신헌 전 롯데홈쇼핑 대표 등 임직원 7명은 납품업체로부터 20억원대의 뒷돈을 받거나 회사 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로 인해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4월 TV홈쇼핑 채널 재승인 심사에서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고, 재승인 기간은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됐다. 이번 영업정지 처분도 이 사건의 연장선 상에 있다.
협력사들의 읍소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영업정지가 2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협력사들은 행정소송을 비롯한 대책마련을 롯데홈쇼핑에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을 총괄하는 강현구 대표가 현재 검찰 소환 조사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가처분 소송에 본격적으로 착수하지는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홈쇼핑 업황 자체가 부진해 모든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롯데홈쇼핑은 여기에 그룹과 내부 악재가 이어지면서 마케팅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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