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8월 전당대회 앞두고 강박, 온박, 비박 이합집산 시작 - 세포분열 종착점은?

8월 전대 앞두고 친박계 분화 가속
'8선 큰 형님' 서청원 의원의 출마 회귀 분위기가 촉매
정권 말기 집권당의 분화와 이합집산 불가피 시각도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오는 8월 9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여당의 친박계 의원들이 다시 급속한 세포분열에 들어갔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의 당대표 불출마 선언과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 오던 서청원 의원의 출마 회귀 분위기가 촉매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박계 후보들이 교통정리에 난항을 겪으면서, 이른바 '강박'(강경파 친박근혜계)과 '온박'(온건파 친박근혜계)의 분화 움직임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내에선 전대를 앞두고 주류의 분화와 이합집산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대표 출마를 놓고 장고에 빠진 '8선 큰 형님' 서 의원이 세포분열의 축이다. 애초 불출마가 확정적이었던 서 의원 측이 경선 출마를 놓고 막판 저울질에 돌입하고, 여기에 경선이 아닌 추대를 원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당내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친박계에서 마땅한 사람이 없으니 어떻게든 유력인사를 출마시켜 당대표를 거머쥐어야 한다는 사고 자체가 비박계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현재 서 의원은 외부와의 만남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20여명의 강박계 의원들이 나서 대표 출마를 종용하면서 출마 8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관측된다. 서 의원은 이번 주말을 고비로 출마 여부를 확정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역설적으로 이 같은 상황은 서 의원 출마에 회의적인 친박계 의원들을 자극하고 있다. 이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지 '비박'(비박근혜계)과 손을 잡을 것으로 보여 당내 세력 지형도는 조만간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친박·비박의 단편적 구도를 깨기 위한 움직임은 곳곳에서 관측되고 있다. 비박계 5선인 정병국 의원이 친박 홍문종 의원을 만나 전대에서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타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두 의원은 같은 경기 출신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 의원은 최근 CBS 라디오에 출연,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서청원 의원의 전대 출마에 이견은 없지만, 그렇게 되면 또 (친박·비박이) 결집하고 대립하게 된다"면서 "생각이 같고 추구하는 가치가 같다면 누구하고도 손을 잡을 수 있다. (홍 의원과) 이미 사전 한 번 만남도 가졌고, (제가) 그런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홍 의원은 "좋은 의견"이라며 어느 정도 공감대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온박으로 분류되는 이주영·한선교 의원도 조심스럽게 탈계파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한 의원은 최근 "친박이 변질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 상태다.

강박, 온박의 분화 조짐은 지난 4월 총선 직후 처음 감지됐다. 이어 동남권 신공항 부지 선정과 유승민 의원의 복당 문제로 갈등을 겪으면서 강경 노선 일색인 친박에서 온박이 서서히 이탈하는 징후가 곳곳에서 표출돼 왔다.

유기준 의원이 최경환 의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탈계파를 선언하고 원내대표 후보로 출마한 것이나 박 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이학재 의원이 '신박' 원유철 전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추대를 강하게 비판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부침을 겪으면서 원조 친박인 한선교 의원을 비롯해 이주영, 정우택, 조경태 의원 등 40여명이 온박으로 분류됐다. 반면 3선의 조원진 의원을 중심으로 김태흠, 이장우, 박대출, 김진태 의원 등 20여명의 초재선 의원들이 강박으로 꼽혔다. 최경환 의원 역시 잠재적 강박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