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승용차 문제 등 각종 특혜 의혹…수상한 돈 흐름, 스폰서 검사 논란으로 번져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126억원 주식대박' 의혹 당사자인 진경준 검사장(49·사법연수원 21기)이 '차명계좌'를 통해 뭉칫돈을 입출금한 정황이 포착됐다. 또 고급 승용차 구매와 관련해 특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진 검사장 계좌 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조사하는 과정에서 친·인척 명의로 개설된 계좌를 찾아냈다. 진 검사장이 공직자 재산신고 때 포함하지 않은 계좌다.
검찰은 해당 계좌가 친·인척 명의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진 검사장이 운영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거액의 뭉칫돈이 여러 차례 입출금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돈세탁'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진 검사장이 검사 급여와 비교할 때 어울리지 않는 거액의 돈을 쓰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는 의혹도 검찰이 관심 있게 지켜보는 대상이다. 검찰은 넥슨 창업주 김정주 회장과 진 검사장의 관련성에 주목하며 관련 의혹을 추적 중이다. 두 사람은 대학 때부터 친분이 있던 관계다.
진 검사장은 2006년 넥슨 비상장주 1만 주(株)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대금 4억2500만원을 넥슨 측으로부터 빌린 것으로 드러나 논란의 초점이 됐다.
게다가 진 검사장은 넥슨이 법인 용도로 쓰던 제네시스 차량을 제3자로부터 넘겨받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 검사장과 가족들이 평소 벤츠를 몰고 다녔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등 논란은 점점 확대되는 양상이다.
진 검사장을 둘러싼 수상한 돈의 흐름이 포착되면서 검찰은 전반적인 재산 형성·관리 내역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김정주 회장 측이 주식 매입 자금을 빌려주면서까지 넥슨 주식을 사게 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주식대박은 우연한 결과가 아니라 사실상 특혜 제공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넥슨 측의 특혜 제공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스폰서 검사 논란으로 번질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진 검사장을 상대로 '보험'을 들었거나 넥슨의 송사와 관련해 역할을 기대했을 가능성도 있다.
진경준 의혹을 수사 중인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시절 담당했던 사건을 점검하면서 혐의를 입증할 단서는 없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이금로 특임검사는 "수사는 생물이니까 시한을 정할 수는 없다"면서 "팩트가 제일 중요하다. 불법이 드러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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