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비(非)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이틀째인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또다시 막말과 고성이 등장했다. 질의자로 나선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과 여당 의원들이 서로 사과를 요구하면서 3당의 원내대표까지 수습을 위해 협의를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오전 질의는 '파행'으로 끝났다.
이날 대정부질문의 세 번째 주자로 나선 김 의원은 황교안 총리에게 박근혜 정부가 영남지역에 편중된 인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역량에 따라 배치했을 뿐, 편중인사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변하는 황 총리에게 "영남출신은 역량이 있고, 다른 지역은 역량이 없는 것인가"라며 "왜 대탕평 인사를 하겠다고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여당 의원들이 이같은 질의에 항의하자 김 의원은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 들을 향해 "그 자리(국회의원직)에 앉아있는 것을 한심하게 여기는 국민들이 있다"며 "질문 할테니 간섭하지 말란 말이야! 말하고 싶으면 나와서 하란 말이야! 부끄럽게 하지 마!"라고 막말을 쏟아냈다.
가까스로 항의는 가라앉았지만, 격앙된 분위기는 다시 터져나왔다. 김 의원이 미국의 사례를 들어 상시청문회법(국회법 개정안)의 당위성을 강조한데 대해 황 총리가 '미국에도 국정감사권이 있느냐'며 되물으면서다. 김 의원은 황 총리의 답변에 "궤변을 늘어놓지 말라"고 지적했고, 여당의원들이 항의하자 "총리의 부하직원인가, 대한민국 국회의원인가"라고 말했다. 삽시간에 대정부질문은 여야의 싸움장으로 변했다.
특히 김 의원은 사과를 요구하는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 등을 향해 "이런 저질 국회의원들하고 같이 국회의원 하는 것이 창피해 죽겠다", "대전시민들은 저런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아놨나", "대전시민에게 이장우가 잘 했는지 물어보자" 등 거친 발언을 이어갔다. 여당 의원들도 고성을 지르며 "당신이나 잘해", "말 돌리지 말라", "사과해"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질의응답을 하자"고 말렸지만 김 의원과 여당 의원들의 설전은 계속됐다. 급기야 박 부의당은 3당 원내수석부대표, 3당 원내대표를 소집해 논의했지만 여당 측이 사과를 요구하면서 결국 오전 11시37분께 오전 대정부질의는 파행으로 끝났다.
박 부의장은 "20대 국회 두번째 대정부 질문을 파행하게 돼 이유가 어떻든 간에 사회 보는 사람으로서 유감"이라며 "더이상 원만한 회의 진행 어렵기 때문에 정회를 선포한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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