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LG전자가 7200여명에 달하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인력을 연내 6000명 수준으로 축소한다. 조정 대상 인력 중에는 연구 인력이 상당수 포함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단순한 '인력 재배치'를 넘어 '모바일 다운사이징(축소)'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MC사업본부는 최근 연구소 위주로 인력을 재배치하고 있다. 모바일 제품 연구 인력들이 가전제품이나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로 이동하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연구소 위주로 인력을 재편 중"이라며 "서울 연구소에서 일하던 모바일 관련 인력들을 가전이나 전장사업을 연구하는 창원 연구소로 재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력 배치는 연구 인력들의 퇴사를 막으면서 사업부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1일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장(사장)은 임직원에게 보내는 뉴스레터를 통해 "가볍고 빠른 사업 체질로의 변화를 이뤄내야 한다"며 "전자 또는 계열사 내 성장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인력 재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 MC사업본부 인력은 최근 3년새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2014년은 1분기 기준 MC사업본부 정규직 인력은 8079명이었지만 지난해 1분기에는 7992명, 올해 1분기는 7286명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MC사업본부에서 감소한 인력은 대부분 다른 사업부로 옮겨갔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 VC 사업본부의 올해 1분기 정규직 인력은 지난해 1분기(2364명) 대비 1237명 늘어난 3601명에 달한다.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도 5482명에서 5742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올해 최대 기대작인 G5도 성적이 좋지 않다. G5의 2분기 예상 판매량(공급기준)은 250만대 정도로 시장 예상치인 300만~350만대를 밑돌고 있다.
그동안 LG전자는 업황에 따라 마케팅ㆍ영업 인력의 재배치를 해왔지만 연구 인력 재배치는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안팎에서는 모바일 연구 인력 축소가 모바일 사업 자체를 줄이기 위한 조치일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한 부서에서 적게는 몇명 많게는 몇 십명이 다른 부서로 옮겨가면서 남은 인력들이 업무 부담을 걱정하고 있다"며 "연구 인력을 줄인다는 것은 앞으로 내놓을 스마트폰 사업 자체를 축소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지난 1일 조직 개편을 통해 MC사업본부 내 상무급 이상 임원을 연초 대비 15% 가량 줄였다. 기획부터 판매까지 스마트폰 전 과정을 총괄하도록 하는PMO 조직을 신설했으며, MC한국영업FD를 한국영업본부로 통합하고 본부 내 주요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실적 반전을 위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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