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산 라이선스 생산 MCH-101...기뢰전 전력 대폭 강화될 듯
일본이 바다에 설치된 기뢰를 제거하는 소해(minesweeping.기뢰제거 ) 헬리콥터를 추가로 구매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은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소해헬기를 운용하고 있는 나라다. 일본이 추가로 구매할 것이란 보도가 나온 소해헬기는 한국이 보유한 5t급 해상작전 헬기 와일드캣보다 덩치가 훨씬 크다. 이륙중량이 15t이나 되는 대형 헬기다. 일본은 지금도 가와사키 중공업에서 소해헬기를 생산하고 있는데 추가로 12대를 더 도입할 것이라는 게 보도의 요지다. 일본은 소해와 대잠수함 작전에 관한한 세계 일류급의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일본이 만약 추가로 소해헬기를 구매한다면 일본 해상자위대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는 기뢰제거 능력이 월등히 높아져 작전 능력이 크게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해상자위대 대형 소해헬기 12대 추가 주문 보도=일본의 소해용 중 헬기 추가 구매는 방산 전문 매체 플라이트글로벌(www.flightglobal.com) 보도로 알려졌다. 플라이트글로벌은 최근 이탈리아 방산업체 레오나르도 헬리콥터스(옛 아구스타웨스트랜드) 경영자의 말을 인용해 레오나르도가 일본 해상자위대와 12대의 AW101 헬기 주문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추가 구매하려는 AW101은 옛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오랜 협력사인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이 옛 아구스타웨스랜드에서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하고 있는 중(重)헬기로 일본에서 제식명칭은 MCH-101로 알려진 대형 헬기다. 이 헬기는 적국이 바다에 설치한 기뢰를 탐색, 확인, 제거하는 소해용 헬기로 정평나 있다.
우선 이 헬기는 해수면에서 해저까지 탐색할 수 있는 설비를 탑재하고 있다. 기뢰 탐색 시스템은 미국의 방산업체 노드롭그루먼이 생산한 AN/AQS-24A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미 해군의 대형 소해헬기 MH-53E에도 탑재된 것이다. 소해작전 시 기체 후부 램프로 바다에 떨어뜨린 다음 헬기가 견인하면서 기뢰를 찾아낸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 기뢰탐색과 위치파악 등을 위한 사이드 스캔 소나와 해저 기뢰와 기타 물체의 정밀 식별을 위한 레이저 라인 스캐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헬기는 또 기뢰가 있을 법한 근처의 해수면 바로 밑의 수중을 탐색할 그루먼사의 AN/ANES 레이저 탐색 시스템을 외부 포드에 장착하고 있다.
이런 장비를 운용해야 하는 만큼 덩치는 만만치 않게 크다. 가와사키중공업에 따르면, 길이가 22.8m나 된다. 회전 날개인 메인 로터 지름이 18.6m, 높이 6.6m다. 거의 아파트 3층 높이다. 자체 무게만 10.5t이고 연료와 무기를 완전히 탑재하고 이륙하는 최대 이륙중량도 무려 15.6t이나 된다고 가와사키중공업은 밝히고 있다. 덩치가 크지만 속도가 느린 것은 아니다. 최대 시속이 280km로 알려져 있지만 그보다 빠르다는 주장도 있다. 이처럼 큰데도 고속 비행을 할 수 있는 것은 가와사키중공업이 조립한 강력한 RTM322엔진 3개 덕분이다.
한국이 60대를 운용 중인 F-15K와 비슷한 크기다. F-15를 생산하는 미국 보잉사 홈페이지에 따르면,M F-15의 길이는 19.45m, 높이 5.65m, 동체를 포함한 두 날개의 끝에서 끝까지의 길이가 13.05m다. 이를 감안해본다면 AW101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비하면 한국이 도입한 해상 작전 헬기 와일드캣은 왜소해 보인다. 와일드캣은 길이 15.24m, 메인로터 지름 12.8m, 높이 3.7m다. 연료와 무기를 장착하고 이륙하는 최대이륙중량도 6.6t에 불과하다.
지온반니 소꼬다토 레오나르도 전략 마케팅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은 지난달 17일 도쿄에서 가진 언론 설명회에서 “레오나르도는 일본 정부와 새로운 계약 체결 마무리 단계에 근접해 있다”고 밝혀 계약체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스테파노 보르톨리 판매마케팅 담당 수석부사장도 “12대의 신규 헬기를 순차 증가 공급을 위한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확인했다.
◆日 지금도 막강 소해헬기 전력 보유=일본은 무역과 해운 대국인 만큼 기뢰에 대해 대단히 민감하다. 이에 따라 25척 이상의 소해함정과 7대의 대형 소해임무용 AW101을 운용하고 있다. AW101은 소해임무용 11대, 수송 등 지원임용 3대 등 총 14대를 도입하기로 한 계약에 따라 순차적으로 인도된 것이다.
덩치가 큰 만큼 길이 이 헬기는 197m, 너비 33m, 만배수량 1만7000t이상으로 일본은 헬기탑재 구축함이라고 부르지만 한국 기준으로는 경항모인 휴가급 2척에 탑재돼 기뢰제거와 대잠수함 작전을 펼친다. 휴가급은 크기에 따라 다르진 하지만 1대의 AW101을 포함, 최대 14대의 각종 헬기를 탑재한다. 휴가급보다 더 큰 이즈모급 경항모에도 탑재된다. 2척이 건조대 현재 1척이 실전배치돼 있는 이즈모급은 길이 248m, 너비 38m, 만재배수량 2만7000t의 대형 함정이다. 2013년 8월 취역한 이즈모급은 최대 28대의 강종 항공기를 탑재할 있다고 한다. 동급의 가가함은 현재 해상 시험 중으로 머지 않아 취역할 예정으로 있다. 일본의 대잠수함 및 소해전 능력은 앞으로 비 약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해상자위대는 또 AW101보다 더 큰 CH-53E 수퍼 스탤리언 소해핼기도 8대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헬기 제조업체 시코르스키가 생산한 이 헬기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무거운 헬기로 조종사 2명을 포함해 승무원 5명이 탄다. 이 헬기는 길이 30.2m, 메인로터 지름 24m, 높이 8.46m, 자체 중량 15t, 최대 이륙중량 33.3t의 괴물이다. 강력한 엔진 3개 덕분에 최고속도가 시속 315km에 이른다.
따라서 12대 추가 도입 계약이 체결돼 모두 인도된다면 일본은 소해용 헬기만 31대로 늘어난다.
헬리콥터를 소해작전에 투입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 뿐이다. 다른 나라는 함정 선수 아래에 설치된 소나나 견인 소나로 탐색하기도 하고 일부는 특수 광섬유 선박을 이용하기도 하고 소형 수중 무인함정을 활용하기도 것에 비춰본다면 일본은 유별난 나라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소해헬기 전력을 결코 과소평가 해서는 안 된다. 막항한 해상작전용 헬기와 합동작전을 펼칠 경우 엄청난 시너지가 발휘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이 16대를 보유하고 있는 P-3C 해상 초계기를 무려 73대 보유하고 있는 것은 물론, 이보다 훨씬 빠르고 성능이 좋은 P-1 초계기를 5대 보유하고 있다. 해상작전용 헬기도 한국의 와일드캣이나 링스보다 훨씬 큰 SH-60J 46J 46대, SH-60K 48대 등 114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것이 동중국해를 누비며 중국의 디젤잠수함과 핵잠수함을 꼼짝못하게 하는 일본의 저력이라고 해도 전혀 틀리지 않다.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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