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표 등 돈다발 든 핸드폰 지갑 주워…연락 안돼 경찰서로, 찾아주니 뿌듯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청소한다고 봤는데 택시 뒷좌석 밑바닥에 핸드폰 같은 게 떨어져 있었어요. 자세히 봤더니 핸드폰 지갑이었는데 그 안에 핸드폰이랑 큰돈이 들어 있더라고요. 35년 택시하면서 지갑 주인 찾아주러 경찰서 간 건 처음이에요. 얼떨떨했지만 고맙다는 말을 들으니 보람되고 기쁘네요."
택시에서 잃어버린 돈 2000여만원이 하루도 되지 않아 주인을 찾아갔다. 서울에서 모범택시 운전을 하고 있는 김덕수(62)씨가 사연의 주인공이다. 김씨는 지난 28일 새벽 1시께 술에 취한 승객 2명을 경기도 성남에 있는 집에다 데려다줬다. 김씨는 당시 승객을 "술에 좀 취하시긴 했지만 점잖은 분"으로 기억했다. 이후 김씨는 운행을 마치고 집에 와 휴식을 취했다. 오후 운행을 준비하기 위해 차량을 청소하던 김씨는 뒷좌석 밑바닥에 떨어진 핸드폰 지갑을 발견했다. 핸드백 가방처럼 생긴 핸드폰 지갑이었는데 그 안엔 핸드폰과 수표와 5만원권 등 2000여만원 어치가 들어 있었다.
김씨는 주인을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먼저 지갑 안에 있는 명함을 찾아 전화를 수차례 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았다. 지갑 안에 있는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보려 했으나 잠겨 있어 연락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결국 김씨는 수서경찰서로 찾아가 신고를 했고 수표 번호 등을 통해 주인을 찾아줄 수 있었다.
이 돈의 주인은 사업가 권모(55)씨로 택시에 놓고 내린 2000여만원은 사업 자금으로 빌려온 돈의 일부였다. 권씨에게도 잃어버려서는 안 될 꼭 필요한 돈이었다. 권씨는 "어제(28일)까지 써야 하는 돈이었는데 찾아주셔서 고맙다"고 전했다. 김씨는 "일반택시 10년, 모범택시만 25년 몰고 있는데 이런 일을 처음이었다"며 "(돈을 찾아줘서) 감사하다고 얘기를 들으니 기분이 좋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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