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 격전지 PGA투어 '난코스 톱 10' 악명, 16번홀이 '몬스터'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16번홀이 몬스터(Monster)."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 파이어스톤골프장 남코스(파70ㆍ7400야드)가 바로 30일 밤(한국시간) 올 시즌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세번째 매치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총상금 950만 달러)이 열리는 곳이다. 세계랭킹 1~3위 제이슨 데이(호주)와 조던 스피스,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이 모두 출격해 벌써부터 '빅 3의 전쟁터'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1929년 버트 웨이가 설계한 코스를 1960년 로버트 트렌트 존스가 리모델링하면서 괴물로 변신했고, 50여개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개최지 가운데 '난코스 톱 10'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파 70이지만 전장이 무려 7400야드에 달해 일단 데이와 존슨 등 장타자들이 유리하다. 물론 페어웨이를 지키는 정확도는 필수다. 질긴 러프와 깊은 벙커, 워터해저드가 곳곳에 숨어 있다.
일단 2번홀(파5ㆍ526야드)에서 버디이상을 기록하는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충분히 '2온'이 가능해 버디나 이글을 잡아야 우승의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4번홀(파4ㆍ471야드)은 반면 티 샷이 내리막 경사지에 떨어져 롱아이언으로 포대그린을 공략하기가 만만치 않다. 파를 지키는 게 관건이다. 9번홀(파4ㆍ494야드)도 비슷하다. 오르막 지형으로 체감거리는 530야드가 넘는다.
'최대 승부처'는 단연 16번홀(파5)이다. 전장이 무려 667야드, PGA투어 최장홀이다. 지난 18일 제116회 US오픈 1라운드 당시 조직위원회가 오크몬트골프장 12번홀(파5)을 684야드로 세팅해 화제가 됐던 이유다. 거리가 다가 아니다. 290야드 안팎의 IP지점에 벙커가, 그린으로 가는 길목에는 작은 개울이 도사리고 있다. 그린 역시 워터해저드가 겹겹이 둘러싸고 있다.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은 실제 2009년 최종 4라운드에서 트리플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아 다 잡았던 우승을 날렸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반면 세번째 샷을 붙여 가볍게 버디를 낚아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막판 우승 진군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주의 홀'인 셈이다. 지난해는 버디 64개와 파 188개, 보기 35개, 더블보기 14개, 트리플보기 이상 7개를 기록했다.
마지막 18번홀(파4ㆍ464야드)은 티 샷을 페어웨이 오른쪽에 떨어 뜨려야 두번째 샷에서 나무를 피해 그린을 직접 공략할 수 있는 앵글을 확보할 수 있다. 우즈가 '어둠의 샷'이라는 명장면을 연출한 홀이다. 이 대회의 전신인 2000년 NEC인비테이셔널 최종일 당시 경기가 지연돼 어둠 속에서 두번째 샷을 한 게 출발점이다. 하지만 공은 홀 60cm 지점에 떨어졌고, 갤러리는 환호성과 함께 라이터 불빛으로 그린으로 오는 우즈를 맞았다.
우즈가 대회가 창설된 2009년부터 2001년까지 3연패, 2005년~2007년 두번째 3연패, 여기에 2009년과 2013년 우승을 더해 단일대회 통산 8승이라는 진기록을 작성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 마디로 '우즈 코스'라는 이야기다. 2013년 통산 79승을 끝으로 코스를 떠나는 가슴 아픈 사연을 곁들였다. 2014년과 2015년 부상에 시달리며 아직까지 재활에 열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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