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이하 노협)가 투표를 통해 파업을 결의했다. 삼성중공업 노협은 그동안 다른 노조에 비해 회사와의 관계가 우호적이었지만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강도가 세지며 파업 돌입 태세를 갖췄다.
삼성중공업 노협은 조합원 5396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률 91.9%로 가결됐다고 28일 밝혔다. 개표 결과 총 유권자 5396명 가운데 4768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중 438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는 374표, 무효 7표, 분실 5표로 집계됐다.
노협은 사측의 구조조정에 반발하며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노협의 이번 파업 찬반 투표 역시 자구안 실행을 저지하고 사측과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서 진행됐다. 일반 노조가 아니기 때문에 지방노동위원회가 아닌 회사에 쟁의 발생 신고를 하는 것만으로도 파업을 진행할 수 있다. 단협에는 7일 간 냉각기간을 거친 뒤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협은 그동안 수차례 부분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노협은 찬반투표에 앞서 지난주 회사측에 쟁의발생 신고를 미리 해놓은 상태다. 노협 관계자는 "파업이 가결됐기 때문에 언제든지 파업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노협은 사측과의 임단협 협상을 지켜본 후 실제 파업 여부와 돌입 시기를 결정할 계획이다. 파업 절차를 밟은 것 역시 사측에 조합원들의 의지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강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구조조정 수위가 높은데다 노협의 반발도 거센 상황인 만큼 최악의 경우 실제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측은 2018년까지 정규직 직원을 최대 40%, 5200명까지 감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협은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고용을 유지해달라 요청했지만, 사측은 올해도 희망퇴직 1500명을 포함해 총 1900명을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노협은 29일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본관 앞에서 상경 투쟁을 진행한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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