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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연하 소녀와 결혼한 화가, 10년의 불꽃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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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사람 - 탄생 439주년, 페테르 파울 루벤스와 아내 엘렌

37년 연하 소녀와 결혼한 화가, 10년의 불꽃사랑 루벤스 '모피를 두른 엘렌 푸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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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수도 빈의 마리아테레지아 광장에 자리한 미술사박물관은 파리의 루브르, 마드리드의 프라도와 함께 유럽의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거장들의 작품이 전시된 이곳에는 유독 눈길을 끄는 누드화 한 점이 있다. 바로크 시대의 거장 루벤스의 '모피를 두른 엘렌 푸르망'이다. 루벤스는 풍만한 나신 위에 모피만을 걸친 여인을 그린 이 작품을 평생 아꼈고 팔지 말라는 유언까지 남겼다고 한다. 루벤스가 사랑한 이 그림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을까.


28일은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 탄생 439주년이 되는 날이다. 1577년 쾰른 인근 지겐에서 태어난 루벤스는 17세기 유럽을 대표하는 화가로 명성과 성공을 거뒀다. 그는 벨기에의 도시인 안트베르펜에 저택을 짓고 작업장으로 사용했는데 이곳에서는 제자와 조수들이 협업해 대량으로 작품을 생산했다.

그에게 안트베르펜은 작품 생산의 거점이라는 것 말고 다른 의미도 있었는데 1630년 '안트베르펜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은 것이다. 그녀가 루벤스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엘렌 푸르망이다. 스페인 국왕 필리페 4세의 동생인 페르난도 추기경이 '안트베르펜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할 정도로 그녀는 매력적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어렸다. 결혼 당시 루벤스는 53세, 엘렌은 16세였으니 무려 37살 차이가 났다.


엘렌은 루벤스의 두 번째 부인이다. 그는 첫 부인인 이사벨라 브란트와 사별하고 4년을 홀로 지내다 엘렌과 결혼했다. 엘렌에 대한 루벤스의 사랑은 '모피를 두른 엘렌 푸르망'에 잘 나타난다. 신화를 다룬 루벤스의 다른 작품과 달리 이 그림은 사적이고 은밀한 정서를 가지고 있다. 갓 목욕을 마치고 나온 것처럼 보이는 엘렌은 따뜻하고 관능적인 시선으로 37살 연상의 화가를 바라보고 있다. 루벤스가 결코 팔지 않았던 이 작품은 그의 사후 엘렌에게 상속됐고 엘렌 역시 다른 작품은 팔아도 이 그림은 계속 소유했다고 한다. 하지만 엘렌이 등장하는 것은 이 작품만이 아니다. 루벤스는 결혼 후 성모 마리아, 비너스 등을 엘렌의 모습으로 그렸다. 그에게는 어린 아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였던 셈이다.

그가 두 번째 아내로 귀족이 아닌 중산계층 출신의 엘렌을 선택한 것은 나이나 외모 때문은 아니었다. 화가로 성공을 거두고 명성과 부를 쌓는 동안 그는 귀족들의 허영과 이기심을 목도했고 이 때문에 시골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배우자를 원했다고 한다. 바람대로 루벤스는 엘렌과 단란한 노년을 보냈다. 그는 1640년 심장발작으로 사망했으니 엘렌과의 결혼 생활은 10년이었다. 이 기간 그와 엘렌은 슬하에 다섯 명의 자녀를 뒀고 막내는 루벤스가 사망한 뒤 태어났다. 죽기 얼마 전까지 엘렌과 사랑을 불태웠던 것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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