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관련 논문 발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그래핀 전자소자의 전류의 흐름을 미세적으로 제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국내 연구팀이 밴드갭*이 없는 그래핀에서도 게이트 전압만을 조정해 전류의 흐름을 미세 제어하는 기법을 창안해냈습니다. 그래핀을 전자이동도가 높은 정밀 전자소자 개발에 응용할 수 있는 새로운 원천기술을 확보했습니다.
그래핀은 밴드갭이 없어 전자의 에너지에 관계없이 전기가 잘 통해 전류 제어가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소재로서 활용하는데 근본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래핀을 전자소재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류의 미세 경로를 정밀 제어하는 기법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기가 흐르는 방향은 도선의 모양을 바꿔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오디오에 스피커를 원하는 곳에 놓을 수 있는 것도 도선의 모양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칩의 경우에는 밴드갭을 가진 반도체 기판 위에 원하는 모양으로 게이트 전압을 걸어 전류의 경로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꿈의 신소재'로 주목을 받는 그래핀은 전자이동도가 매우 높고 상온에서 구리보다 전기가 잘 통해 차세대 전자소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죠. 문제는 그래핀은 반도체와 달리 밴드갭이 없어 전류 제어가 어렵고 반도체 소재로 활용하는 데 근본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일본 물질재료연구소와 공동으로 육방정계 질화붕소 결정 박막 사이에 그래핀을 삽입해 전자이동도가 매우 큰 그래핀을 제작했습니다. 그래핀 면의 위와 아래에 이중 게이트 전압을 걸어 좁은 경로에서 전기의 흐름이 주변보다 훨씬 커지도록 조절했습니다. 수십 나노미터의 폭을 가진 전도채널을 구현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경우 가장자리에서 일어나는 불규칙한 전자산란이 없어 그래핀의 고유한 전도 특성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전류가 게이트 전압에 의해 형성된 수십 나노미터 폭의 좁은 경로로만 흐른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이후종 교수(포스텍) 연구팀이 수행했습니다. 이후종 교수는 "이번 기법은 밴드갭 형성을 위해 그래핀을 좁은 리본 모양으로 절단하지 않고도 게이트 전압만으로 그래핀의 고유한 전도 특성을 유지하면서 간단하게 전류의 흐름과 방향을 미세 제어할 수 있다"며 "그래핀을 이용한 정밀 전자소자 개발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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