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지난해 그렉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이탈)를 추진했던 그리스인들 상당수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부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그리스 언론에 따르면 많은 그리스인들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EU의 관료주의에 '한 방' 먹인 통쾌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스는 작년 7월 채권단이 3차 구제금융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긴축안을 국민투표를 통해 거부하며 그렉시트 위기에 몰렸으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이탈 이후의 충격파를 고려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채권단에 양보하면서 유로존에 남았다.
한 아테네 시민은 "우리와 영국은 처한 상황이 많이 다르긴 하지만 그리스인들이 영국인들과 같은 배짱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언젠가는 우리도 스스로의 힘으로 설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는 유럽 통합에 심각한 타격이라고 지적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된 24일 TV 연설을 통해 "영국의 국민투표는 유럽의 심각한 정치적 위기와 정체성의 위기를 확인시켜줬다"며 "하지만 이번 일을 EU 내부에 좀 더 민주적인 관행이 자리 잡는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는 몽유병자를 깨우는 경종이 될 수도 있지만 그리스인들에게 매우 위험하고도 미끄러운 길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