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큰론스내셔널 첫날 4언더파, 람 프로데뷔전서 7언더파 '깜짝선두'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잠룡(潛龍)' 김시우(21ㆍCJ오쇼핑)가 모처럼 힘을 냈다.
24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콩그레셔널골프장(파71ㆍ7569야드)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퀴큰론스내셔널(총상금 690만 달러) 첫날 4언더파를 작성해 당당하게 공동 11위에 포진했다. 존 람(스페인)이 프로데뷔전에서 7언더파를 몰아쳐 파란을 일으킨 상황이다. 조나탄 베가스(베네수엘라)가 2위(6언더파 65타)에서 부지런히 추격전을 펼치고 있다.
김시우가 바로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올 시즌 주목해야 할 9명의 루키'다. 2012년 불과 17세의 나이로 퀄리파잉(Q)스쿨을 통과해 '최연소 합격'의 영예를 안았지만 나이 제한(18세)에 걸려 제대로 출전도 못해보고 투어카드를 날린 불운의 아이콘이다. 2013년에는 Q스쿨마저 폐지돼 웹닷컴투어에서 3년이나 고생했고, 지난해 상금랭킹 10위 자격으로 가까스로 PGA투어에 복귀했다.
1월 소니오픈 4위, 커리어빌더 공동 9위 등 두 차례나 '톱 10'에 진입해 연착륙에 성공했다. 상금랭킹 71위(112만7000달러)에 올라 투어 카드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게 고무적이다. 이날은 그린을 세 차례만 놓치는 '컴퓨터 아이언 샷'을 앞세워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었다. 올 시즌 두번째 메이저 US오픈을 치른 월드스타들이 대거 휴식에 들어간 시점이라는 게 반갑다.
이 대회는 더욱이 타이거 우즈(미국)가 2007년 AT&T내셔널이라는 이름으로 창설해 공을 들이고 있는 무대다. 우즈와 친분이 각별한 세계랭킹 5위 리키 파울러(미국)가 출사표를 던진 이유다. 파울러는 버디만 3개를 솎아내며 공동 22위(3언더파 68타)에서 샷 감각을 조율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어니 엘스(남아공)의 '퍼팅 입스' 탈출이 장외화제가 됐다. 지난 4월 마스터스 1라운드 당시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435야드) 1번홀(파4)에서, 그것도 1m 거리에서 무려 6퍼팅을 하는 기가 막힌 장면을 연출한 선수다. 3월 유러피언(EPGA)투어 BMW SA오픈 1라운드 18번홀에서는 불과 18인치(45.72cm) 파 퍼팅을 놓쳐 '입스(yips)' 우려를 자아냈다.
2012년 롱퍼터로 디오픈까지 제패한 PGA투어 통산 19승의 백전노장이다. 하지만 퍼터 그립 끝을 배나 가슴에 고정시키는 '앵커링(Anchoring)'이 금지된 올해는 일반 퍼터로 어이없는 장면을 자주 연출하고 있다. 이날은 다행히 5언더파를 작성하며 공동 3위에 올라 퍼팅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모양새다. 버디 6개(보기 1개)를 쓸어 담았고, 오히려 평균 1.54개의 '짠물퍼팅'을 과시했다.
한국은 안병훈(25ㆍCJ그룹)이 5, 10번홀에서 버디만 딱 2개를 솎아내 공동 35위(2언더파 69타)에 안착했다. 그린을 16차례나 적중시켰지만 퍼팅에 발목이 잡혔다. 김민휘(24)는 공동 55위(1언더파 70타), 강성훈(29) 공동 72위(이븐파 71타), 노승열(25ㆍ나이키골프) 공동 101위(2오버파 73타)다. 2007년 '초대 챔프' 최경주(46ㆍSK텔레콤)는 4오버파의 난조로 100위권 밖으로 추락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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